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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 돌아온 케빈 코스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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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 돌아온 케빈 코스트너

입력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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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침체에 빠져 있던 슈퍼스타 케빈 코스트너가 소리 소문 없이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가 감독하고 주연한 웨스턴 '오픈 레인지'(Open Range·사진)의 15일 개봉을 앞두고 할리우드는 지금 과연 이 영화가 회심의 복귀작이 될지, 또 하나의 실패작이 될지를 점치느라고 부산하다.강건한 체격과 올―아메리칸 남성의 얼굴을 한 코스트너는 1980·90년대 편당 출연료 1,500만달러를 받는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였다. 그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늑대와 함께 춤을'(1990)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받은 이래 자신이 원하는 역이나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이런 그가 경쟁이 치열한 복중에 저예산 웨스턴을 들고 나오는 모험을 강행한 데는 스크린을 너무 오랫동안 떠나 있을 수 없다는 초조한 심정이 작용했다. '오픈 레인지'가 곧 개봉되는 것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예고편은 아예 코스트너를 내세우지 않고 있다. 영화가 흥행에서 실패하면 배우 경력에 치명타를 입을 것을 염려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처량한 것은 영화가 어느 정도 관객이 들기 전에는 출연료조차 받지 않기로 한 코스트너의 결심이다.

성 마르고 까다로운 코스트너는 자기 고집대로 영화를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할리우드에서 보기 드문 유아독존 스타일. 그의 몰락을 가져온 영화는 '워터월드'(1995)로 할리우드 사상 제작비가 최초로 1억 달러를 넘었지만 제목 그대로 물 같은 영화로서 흥행에서 참패했다.

또 다른 대작 '포스트맨'(1997)은 길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영화였는데 제작비 8,000만 달러에 흥행수입은 달랑 1,800만 달러였다. 이어 1999년에 주연한 로맨틱 드라마 '병 속에 든 메시지', 엘비스 차림의 사이코 킬러로 나온 '3,000마일'(2001) 또한 혹평과 흥행 실패를 맛보았다. 이들 영화는 '언터처블' '노 웨이 아웃', '불 더 램' '꿈의 구장' '로빈 후드―도둑왕자' '보디 가드' 등 히트작을 낸 배우의 것으로 믿기 어려운 졸작이었다.

연 이은 실패에 조강지처인 아내와도 헤어지자 그의 알짜 팬들인 성인 여성들이 외면했고, 이를 계기로 그는 깊은 슬럼프에 빠져 들어갔다. 그러나 아직도 그의 이름은 스튜디오의 지원을 끌어낼 여력이 있어 디즈니는 총제작비 2,200만 달러 가운데 1,000만 달러를 부담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도 로버트 듀발과 아넷 베닝 같은 거물급이다. 코스트너는 '오픈 레인지'에서 19세기의 총잡이 출신 목축업자로 나와 부패한 제도와 대결한다.

/LA미주본사 편집위원·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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