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는 음식도 변해야 산다. 먹는 장사는 남는다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엔 웬만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대중적인 먹거리에 색다른 맛을 가미해야 손님을 끌 수 있다. 퓨전이 필요한 이유다. 굴과 삼겹살 부대찌재 등 우리 입맛에 익숙한 대중적인 메뉴에 퓨전의 옷을 입힌 음식점은 먹는 장사를 꿈꾸는 창업 희망자에겐 한번 도전해볼 만한 영역으로 다가와 있다. 전문가들은 "퓨전 대중음식점의 성패는 맛과 서비스의 차별화에서 판가름 난다"며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현실을 감안, 포인트 적립카드제 등을 도입해 단골손님에게 가격혜택을 주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굴사랑" 체인점
서울 풍납동에서 5월부터 '굴사랑' 체인점을 운영중인 장인향(41·여)씨는 알싸한 맛이 일품인 굴밥과 굴김치볶음밥, 생굴회, 굴찜, 굴부추볶음, 굴튀김, 굴해물전 등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메뉴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가격은 1만∼2만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영양소가 풍부해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은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건강식이라는 점과 향긋한 맛 덕분에 단골손님이 적지 않다.
굴요리 전문점 창업비용은 B급 상권 20평의 경우 임대 보증금을 제외하고 약 5,000만원이 들어간다.
하루 매출은 60만원선(마진율 65%)으로 인건비 등 제비용을 빼고 한달에 500만∼700만원 정도의 순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장인향씨는 "주말이면 가족 외식은 물론 패스트푸드 등에 식상한 젊은 층도 제법 찾는다"고 말했다. (02)422―7373
■ "3초 삼겹살"
'4,000만의 영양식' 삼겹살을 식탁에서 3초 만에 구워내는 '3초 삼겹살'도 인기다.
일반 삼겹살에 톡톡 쏘는 매운맛의 소스를 가미, 퓨전 형태로 업그레이드시킨 3초 삼겹살은 참숯가마에서 석쇠삽자루로 1차로 구워낸 뒤 주문과 동시에 식탁에 오른다.
이미 가마안에서 구워 식탁엔 연기와 냄새가 없어 '쾌적한 환경'에서 맛을 즐길 수 있다. '3초 삼겹살' 체인본사를 운영하는 (주)지오푸드컨설팅의 김병영(36) 대표는 "미니숯가마 등을 자체개발, 다른 음식점이 모방할 수 없는 독점사업"이라고 말했다.
값도 1인분에 6,500원으로 일반 삼겹살과 별 차이가 없고 본사에서 직접 공급한다. 창업 비용은 점포 구입비를 제외하고 가맹보증금 600만원 등 50평 기준 약 1억원 정도다. B급 상권의 경우 월매출은 3,000만원선이며 평균 700만∼900만원 정도의 순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02)309―4168
■ "의정부식 강스 부대찌개"
'양키 음식'인 햄과 소시지, 베이컨이 자아내는 국물맛과 라면 등 사리를 넣어 먹는 부대찌개는 우리의 대중음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부대찌개는 계절에 관계없이 1년 내내 즐길 수 있으며 기성세대와 신세대 모두의 입맛에 맞아 유행을 타지 않는 대표적 아이템으로 꼽힌다.
'의정부식 강스 부대찌개'는 묵은 김치로 얼큰한 맛을 강조한데다 햄의 느끼한 냄새를 제거하는 독특한 소스를 개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서울 방배동 카페거리에서 강스 부대찌개를 운영하는 강근대(45)씨는 "소문을 듣고 외국 손님까지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며 "직영점만 3군데나 운영한다"고 말했다.
창업비용은 점포비용을 제외하고 30평 기준으로 실내외 인테리어, 식자재 비용 등 5,900만원 안팎이며 마진율은 60%선이다. (02)576―3753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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