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이 1985년 59%를 기록한 이후 2000년 10.6%까지 떨어지자 세계모유수유연맹(WABA)과 한국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모유 수유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에도 전국 7개 병원을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으로 지정했다.지정병원은 동원산부인과(경기 고양시) 그레이스병원(경기 고양시), 광주 모아산부인과(광주 남구), 익산 제일산부인과(전북 익산시),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부산지회 가족보건의원(부산 수영구), 포항 여성아이병원(경북 포항시), 은혜 산부인과(서울 은평구) 등이다.
올해로 12회째 세계모유수유주간(1∼7일)을 맞아 엄마 젖을 왜,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 알아본다.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좋아
엄마 젖에 포함된 단백질인 '훼이'는 분유의 단백질인 '카제인'에 비해 소화 흡수가 잘되며 질이 좋다. 또한 모유 속 지방은 4%로 다른 동물의 젖에 비해 낮은 편이며, 특히 뇌 성장에 필요한 '긴고리 지방산'이 포함돼 있다. 엄마 젖의 철분은 흡수가 잘돼 젖을 먹은 아기는 빈혈에 걸리지 않는다. 특히 면역성분 때문에 감기나 장염 등의 감염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으며 알레르기 질환의 예방에도 중요하다.
일부 신세대 주부의 우려처럼 수유를 하면 몸매가 나빠질까? 한양대 구리병원 산부인과 황정혜 교수는 "수유를 하면 산후 회복이 빠르고 다이어트에도 좋아 오히려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엄마 젖이 아기의 정서 안정과 산모의 우울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 엄마 젖을 빠는 것은 분유를 먹는 것보다 60배나 힘들기 때문에 아기의 턱과 잇몸 발달에도 좋다.
아울러 모유를 먹은 아기는 분유를 먹은 아기에 비해 비만이 될 확률이 30% 낮고 지능지수(IQ)도 그렇지 않은 아기에 비해 평균 6 정도가 높았다는 조사가 있다.
어떻게 먹일까
이화여대 목동병원 소아과 서정완 교수에 따르면 대한소아과학회가 2000년 전국 임신부 1,290명을 대상으로 20문항의 모유 수유 상식을 평가한 결과 평균 점수는 59.7점으로 '낙제점'이었다.
하정훈 소아과 원장은 "분유를 먹이는 엄마의 80% 정도가 모유가 나오지 않거나 모유가 부족해서라고 말하는데 수유가 불가능할 정도로 모유가 적은 경우는 극히 드믈다"고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모유를 먹여야 할까? 출생부터 6개월까지는 젖만 먹이고 분유나 포도당 물 등을 먹이지 않는다. 또 엄마의 젖꼭지 외에 고무 젖꼭지 등 다른 물건은 물리지 않는다. 4∼6개월부터는 이유식을 먹이면서 젖은 2년 혹은 그 이상 먹인다.
먹이는 횟수나 시간은 제한하지 않는다. 먹일 때에는 젖꼭지 주위의 검은 부분인 유륜을 많이 물도록 한다. 젖꼭지만 들어가게 하면 아기가 제대로 빨지 못하고 젖꼭지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먹이는 자세는 아기와 엄마가 편한대로 하면 된다. 대개는 아기를 팔로 받쳐 안고 편안히 앉아서 먹인다. 옆으로 몸을 돌려 누운 뒤 아기를 엄마를 향해 눕게 하면 젖을 먹이는 동안 엄마가 쉴 수 있다.
수유를 하는 동안 엄마는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아기가 엄마 몸에 있는 젖을 정기적으로 완전히 비우도록 하면 젖이 잘 나온다. 특히 출산 몇 시간 뒤부터 젖을 물리도록 하되 초유가 나오는 1주일까지는 되도록 자주 빨도록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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