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다시 움직이는가?"올 상반기 부동산시장 과열의 근원이었던 강남구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강남권 재건축 관련 아파트들의 가격이 최근 한달 사이에 4,000만∼5,000만원씩 오르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아파트 값도 동반 상승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23 집값 안정 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 단지들은 일제히 '부동(不動)' 자세를 취했었다. 특히 국세청이 사상 최초로 조사요원 3,000여명을 투기 우려지역에 급파, 상주조사를 벌이는 바람에 부동산 가격의 약세는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7월 중순 국세청의 중개업소 입회조사가 끝나자 사정은 급변했다. 재건축 허용불가 판정을 받은 은마아파트가 평형별로 6월말에 비해 2,000만원씩 올랐고,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와 서초구 반포주공도 3,000만∼4,000만원씩 뛰었다.
부동산114 김혜연 차장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 시행 이전에 재건축행(行) 티켓을 확보하려는 조합과 시공사들이 6월 한달간 갖은 노력을 경주한 끝에 사업을 한단계씩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공급 가능 물량이 조금 늘어나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또 앞으로 재건축 승인을 얻어내기가 힘들어 짐에 따라 기존 재건축 단지와 6월에 사업추진단계를 올려놓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무리 희소한 재건축 단지라고 해도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라고 조언한다. 재건축단지의 가격상승률은 서울의 경우 2002년 한해 동안 38.2%, 2003년 상반기 11.58%였다. 수도권 역시 2002년 47.1%, 2003년 상반기 24% 올라 전체적으로 50% 이상 급등했다. 재건축으로 인한 투자 수익성 대부분이 이미 시세에 반영된 것이다.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는 아파트 가격을 분석한 결과, 재건축 아파트에 상당한 거품이 끼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안명숙 부동산연구소장은 "아파트의 수요-공급 함수에 거품항목을 포함시켜 계산한 결과 아파트의 평균가격 거품 비율은 9%인데 반해 재건축 아파트는 18.7%에 달했다"며 "특히 5층 이하의 재건축 아파트의 거품률(20.3%)이 제일 높았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 차장은 "지금까지 널뛰기를 반복한 재건축 관련 아파트의 가격은 7월 1일 시행된 도정법이 자리 잡히면서 안정될 것"이라며 "재건축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실제 거주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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