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명문대 출신''번듯한 직업'의 상대를 골라 고가의 예물을 주고받으며 맞춤 결혼을 한 부부가 결국 3개월 만에 서로 위자료를 달라는 맞소송 끝에 이혼했다.국내 명문대 석사출신 은행원 A(여)씨와 또 다른 명문대 출신 외국계 컨설팅회사원이던 B씨는 2001년 6월 모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서로에게 어울리는 조건을 갖춘 이들은 만난 지 5개월 뒤 결혼을 하면서 A씨는 예단과 예물비용으로 2,200만원, 시어머니 모피코트비용 470만원, 혼수비용 1,400만원 등을 썼고 B씨는 예물비용 1,100만원, 결혼식 비용 300만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이들은 결혼 준비과정에서부터 '형식적 요소'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A씨는 시부모가 마련해 준 16평 아파트에 대해 "너무 좁아 살 수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고, B씨는 신혼여행 항공편이 변경되자 "왜 소규모 여행사에 계약을 해서 불편하게 하느냐"며 짜증을 냈다. 또 B씨는 신혼 여행지에서 A씨를 팽개친 채 슬롯머신 게임에만 몰두해 싸움을 벌였다.
이후 A씨가 임신을 하고 입덧이 심해져 괴로워하는 데도 B씨는 귀가하면 컴퓨터 게임에만 열중하며, 퇴근길에 마중나와달라는 A씨의 요구를 무시했다. 또 언쟁 끝에 "나가라"는 A씨의 말을 듣고 시댁으로 가버린 B씨를 찾아 A씨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지만 B씨는 "처가식구들이 모욕을 줬다"며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화가 겹치며 A씨는 결국 유산을 하기에 이르렀고 결혼 3개월 만인 지난 해 2월 B씨를 상대로 위자료 1억원을 청구하며 이혼소송을 냈다. 이에 맞서 B씨도 곧바로 위자료 5,000만원을 청구하며 이혼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홍중표 부장판사)는 1일 "파경의 책임은 B씨의 책임이 더 크다"며 "두 사람은 이혼하고 B씨는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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