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세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2.4% 로 발표되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무르익고 있다.미 상무부가 31일 발표한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를 1% 포인트 가까이 넘어선 것도 그렇지만 내용 면에서도 몇 가지 긍정적인 조짐을 보였다.
우선 기업지출을 반영하는 비(非)주거 고정투자가 2000년 2·4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업의 투자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인식과 다소 차이를 보여줬다. 가계지출, 특히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 구입도 20% 이상 크게 증가해 저금리 정책이 약효를 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함께 발표된 다른 지표들도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전주에 이어 40만 명을 밑돌자 실업 문제가 다소 풀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 섞인 관측이 대두됐다. 시카고 지역의 지난달 제조업 활동지수 역시 55.9(50 이상은 경기확장을 의미)를 기록해 전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GDP 성장률이 장기적인 성장 추세를 보여주느냐는 점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2·4분기 성장의 원동력이 방위비를 중심으로 한 정부지출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이 걸리는 부분이다. 이 기간에 정부지출 중 방위비는 무려 44.1% 증가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방위비 지출을 제외하면 성장세는 별 것 아니다"라며 "방위비 지출로 인한 성장 촉진은 장기간 유지될 수 없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미 노동부가 1일 발표한 7월 실업률도 예상치(6.3%)보다 호전된 6.2%를 기록, 전달(6.4%)보다 하락했으나 동시에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4만 4,000명 줄어들어 고용 불안이 여전함을 나타냈다. 일자리가 줄어들었음에도 실업률이 떨어진 것은 구직인구가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노동시장의 장기추세를 나타내는 최근 4주간 평균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도 여전히 40만 명을 넘어서고 있어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의 중장기 추세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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