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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 위성사진 공개 "충격"/아랄해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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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 위성사진 공개 "충격"/아랄해가 사라진다

입력
200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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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의 거대한 염호(鹽湖·짠물 호수) 아랄해가 급속히 사라져 가고 있다.30일 유럽우주국(ESA)이 공개한 아랄해의 황폐한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은 충격적이다. ESA의 지구환경 관측위성 '엔바이샛'(Envisat)이 최근 촬영한 이 사진은 1985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찍은 같은 장면보다도 훨씬 심각한 상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사진은 호수 면적이 6만6,400㎢(남한의 3분의 2)로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내해(內海)였던 아랄해가 최근 40여 년 사이에 면적이 3분의 1로 줄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량도 1,056ℓ에서 160여ℓ 로 무려 5분의 4 이상이 줄었다.

특히 수량이 줄면서 중심부에 거대한 소금사막이 드러나 아랄해는 사실상 두 개의 호수로 나누어져 버렸다.

아랄해의 소멸이 시작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사진은 아랄해의 상태가 예상 외로 심각해 정말로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내륙호인 아랄해가 이렇게까지 된 것은 60년대 소련 시대에 추진한 대대적인 관개공사 때문이다.

소련은 유목지대인 아랄해 주변을 농경지로 바꾸기 위해 수원(水源)인 사르다리야강과 아무다리야강의 물길을 돌렸다. 덕분에 현재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일대에 목화밭 등 광대한 경작지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호수로 흘러드는 물이 격감하면서 아랄해와 주변 주민의 재앙이 시작됐다.

수량이 감소하자 아랄해의 소금농도는 중동의 사해보다 높아져 대부분의 어류가 죽게 됐다. 또 말라버린 호수 바닥의 소금먼지가 대량으로 주변 지역으로 날아들어 토지가 급속히 사막화했다.

철갑상어와 유럽잉어 등의 어업으로 번성하던 주변 어민들은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

대기로 치솟아 올랐던 소금먼지가 눈처럼 떨어져 내리거나 빗물에 섞여 들면서 빈혈이나 폐질환을 유발하는 등 주민 건강도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

소련은 아랄해에서 지구촌 최대 규모의 환경문제를 일으킨 셈이다.

중앙아시아 5개 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94년부터 공동으로 아랄해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엇갈려 실질적인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촌 차원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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