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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제 대기업用? 하청업체들 조업단축·임금삭감 "상대적 박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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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제 대기업用? 하청업체들 조업단축·임금삭감 "상대적 박탈감"

입력
200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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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대기업 노조 만을 위한 주5일제 힘겨루기에 중소업체와 종업원만 쓰러진다."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5일제 도입을 놓고 노동계와 재계간의 양보 없는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대부분 대기업 하청업체인 중소기업 업주와 종업원들은 모기업 분규에 따른 조업단축과 임금삭감 등의 피해를 떠안는 동시에 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일자리 나누기가 임금인상으로

1998년 외환위기 와중에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논의가 시작된 주5일제 도입 논의는 2000년 5월 노사정위원회에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가 설치되면서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3년여 협상에도 결국 노·사·정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지난해 10월 정부 단독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그 후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여론을 의식해 법안 처리를 미루면서 결국 1년 가까이 노동계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 지금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유급휴일 일수 연장근무 할증률 등 임금인상과 관련된 문제만 주요쟁점으로 떠올랐다. 재계는 "현재 정부안 대로 연차를 15∼25일 부여하면서 주5일제를 실시하면, 연간 휴가일수가 136∼146일이 돼, 일본보다 7일이 많아지며, 선진 8개국 평균 휴가일수 127.4일 보다도 많아진다"며 "결국 이 같은 휴가일수는 특근으로 인한 임금인상으로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반면 노동계는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제를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기업 노동자만 주5일제 혜택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2003년 5월중 임금·근로시간 동향'에 따르면 5월중 500인 이상 사업장의 월평균임금은 5∼9인 사업장에 비해 95.9%가 높아 2배에 육박했다. 이 같은 임금격차는 2001년 5월 68.9% 2002년 5월 74.9%에 비해 급격히 벌어진 것이다. 반면 근로시간은 500인 이상이 주당 44.8시간, 5∼9인이 43.9시간으로 500인 이상 기업이 높았다.

자동차 부품 하청업체의 한 인사담당자는 "모기업의 파업으로 요즘 공장 가동률이 50%대에 머물고 있어 현재 월급을 주기도 벅차다"며 "주5일 근무제 논의는 먼 나라 이야기"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20인 미만 사업장의 시행시기를 사실상 무기 연기한 정부안대로 시행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간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며 "2005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주5일제 실시도 기업의 지불능력에 맞춰 실시해야 한다"며 "노동계의 요구는 경제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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