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경영권 인수에 나선 LG그룹이 인수 실패 시에는 통신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주)LG 정홍식 통신부문총괄사장은 31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다음달 5일 하나로통신 주주총회에서 일부 대주주들의 반대로 우리측의 5,000억원 유상증자안이 무산되면 LG그룹에 통신사업 철수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LG텔레콤, 데이콤, 파워콤 등 통신계열사에 투자한 금액만도 1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사업 철수'를 언급한 정 사장의 발언은 최근 외국 투자자들의 잇따른 투자 제안으로 호재를 만난 LG그룹의 하나로통신 인수 전략이 중대 고비를 맞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사장은 "외자유치 당사자였던 AIG-뉴브리지측이 최근 LG그룹이 하나로통신을 인수하더라도 2,000억∼3,000억원을 투자할 의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그러나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주주의 협조를 얻기 위해 다방면으로 접촉 중이나 결과는 주총 당일에 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각각 8.49%와 5.50%의 하나로통신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주총 의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LG의 유상증자안(주당 최소 2,500원)이 AIG-뉴브리지의 외자 유치안(주당 3,100원)에 비해 헐값이란 이유로 반대를 표명해왔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통신사업철수를 거론한 정 사장의 발언은 정부와 대주주를 동시에 겨냥한것 "이라며 "외자유치안이 무산된 상황에서 LG그룹의 유상증자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