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자동차 전문기자로 8년을 생활하다 한참 일할 나이인 30대 중반에 이른바 프리랜서로 접어드니 불안감이 없지 않다. 주위에선 연일 신변을 걱정해 주는 전화와 격려가 빗발친다. 내심 그다지 큰 변화도 아닌데,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떠나 싶다. 그런데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무얼 할 것인가, 당분간 프리랜서로 활동하다 다시 직장을 찾는 일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일 게다.회사를 그만 둔 후 프리랜서에 대한 주변의 다양한 시각을 접하게 됐다.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매우 불안한 신분'에서부터 '일한 만큼 돈을 버는 능력 있는 사람'까지 평가는 제각각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양극화한 시각 뒤에는 자신감이란 부분이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됐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대체로 프리랜서에 대한 시각도 비관적이다. 당장 생계를 걱정하면 잠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이들은 집단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믿지 못하는 부류다. 반면 프리랜서를 부러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직장에서 매우 중요한 업무와 위치에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다.
요즘 평생 직장을 추구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히려 틈만 나면 보다 나은 조건을 찾아 이직과 전직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프리랜서, 즉 자유직업을 추구하게 된다. 직장을 다니다 개인사업자로 변신한 이들도 엄밀한 의미에서 프리랜서로의 전환이다.
집단의 일원으로서 일할 당시 프리랜서에 대한 나의 시각은 어떠했을까. 아마도 후자에 더 가깝지 않았나 싶다. 언제나 자신감에 차 있었고, 프리랜서들의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지인들이 많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광고 카피라이터 후배와 VJ로 활동하며 세계 곳곳을 방랑(?)하는 10년 지기도 프리랜서다.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이 정한 프리랜서의 생존법칙을 지키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선배 프리랜서들이 이제 그들의 세계에 갓 진입한 필자에게 하는 충고는 "진정한 프로세계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이다. 그만큼 준거집단이 있을 때보다 많은 노력과 정열을 쏟으라는 의미일 게다. 또한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일 것이다. 오랜만에 느끼는 긴장감에 가슴이 설레는 이유다.
권 용 주 자동차 전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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