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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와대 부속실장의 향응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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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와대 부속실장의 향응파문

입력
200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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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양길승 제1부속실장이 청주에서 민원인으로부터 향응을 받은 파문은 청와대 비서진의 도덕적 해이 정도를 극명하게 말해 준다. 고급 술집과 호텔에서 거리낌없이 접대를 받은 양 실장은 물론이고, 전후사정을 알면서도 별것 아니라고 대통령에 보고도 하지 않고 묵살한 민정수석실의 무감각도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잇달아 터져 나오는 비서진의 추문이 구조적 사안임을 보여 주고 있다.양 실장은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 때 거액수뢰로 문민정부의 도덕성을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치게 했던 장학노 실장의 경우를 생각케 한다. 청와대는 양 실장의 향응이 있기 불과 한 달 전에 3만원 이상의 금전 선물 향응 등의 수수를 금지하는 윤리강령을 제정했다. 대통령이 방미 중 상황실에 전화를 해도 불통이 되고, 공휴일에 새만금 간척지 시찰에 나서 가족을 소방헬기에 태우는 등의 기강해이가 일과성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청와대는 국정의 본산이자 마지막 보루이다. 노 대통령의 청와대는 개혁성과 도덕성을 앞세워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설정했다. 하지만 잇단 기강해이에 이은 양 실장 향응 파문은 청와대가 이중적 잣대를 갖고 있다는 의심을 들게 한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함은 지탄의 대상이 될 뿐이다.

노 대통령은 월초에 휴가를 마친 뒤 비서진을 개편한다고 한다. 사실을 확인할 길 없는 386세대의 음모설과 청와대 비서진의 잇단 추문이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업무처리 능력보다는 이른바 코드를 앞세우는 아마추어리즘과 근거 없는 도덕적 우월주의 등은 청와대 개편과정에서 청산돼야 할 숙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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