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빙모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귀국한 뒤 줄곧 서울 옥인동 자택에 칩거하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31일 첫 외출을 했다.이 전 총재는 이날 저녁 1997년 15대 대선부터 지난 해 말 정계를 떠날 때까지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보단장 등을 지낸 신경식 하순봉 신영균 김기춘 맹형규 김무성 권철현 의원, 변정일 전의원과 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전 총재는 세간의 민감한 시선 때문에 바깥에서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지만 이들이 극구 "한번 나오시라"고 우겼다고 한다.
가벼운 반주(飯酒)가 곁들여져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만찬에서 이 전 총재는 그 동안의 미국 생활과 미국에서 바라본 한반도 정세 등을 주로 이야기했다는 전언이다. 참석자들이 모두 이 전 총재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현실 정치에 관한 대화도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참석자들은 입을 맞춘 듯이 "그런 얘기는 일절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대표경선에서 정치적 입장이 갈린 사람들이 섞여 있어 터놓고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우리는 조기 귀국을 권유했지만 이 전 총재의 생각은 달랐다"며 "미국 체류기간이 언론의 예측보다 길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는 내주 중 다시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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