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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과 공원의 만남" 마로니에 "공원 쉼표 사람들" 전 공원을 설치미술등 전시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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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과 공원의 만남" 마로니에 "공원 쉼표 사람들" 전 공원을 설치미술등 전시공간으로

입력
2003.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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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거리, 공연문화의 메카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옆에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알더라도 그 미술관에 들어가 전시 중인 작품을 감상해 본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바로 그 미술관, 문예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이 공원과 미술관을 하나로 묶는 전시를 마련한다. 8월 2∼30일 여는 '공원 쉼표 사람들' 전은 시민의 문화 공간인 미술관과 여가 공간인 공원을 하나의 전시공간으로 꾸며, 소비공간으로 변해버린 대학로에서 미술의 공공성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를 묻는다. 전시의 영어 제목 'Park―ing'은 '공원 만들기'라는 뜻이다.

미술관 내 전시장은 물론 외벽과 입구, 계단과 사무실 출입구까지 일제히 전시공간으로 사용하지만 가뜩이나 복잡한 마로니에공원 안에는 '물건'을 들여놓기보다 '소리'나 '껍질'을 써서 '개입'한다. 설치 작가 양주혜는 공원의 담벼락에 불과하던 미술관 벽면을 대형 캔버스로 탈바꿈시킨다. 국내 미술·문화 공간의 웹사이트 주소를 빼곡히 새긴 색띠와 작가 특유의 스트로크 무늬 작업 '소요'를 통해 육중한 붉은색 벽돌의 외벽을 경쾌한 리듬의 악보처럼 장식한다.

박주연은 '흔들리는 풍경'이란 작품을 통해 공원을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1985년 마로니에 공원이 세워지기 전에 있었던 '미라보 다리'와 4·19탑, 학림다방 등의 추억이 담긴 소리를 들려준다. 박용석은 공원에 있는 80년대 추상조각들에 발랄한 새 옷, 혹은 위장복을 입히는 '공공 조형물을 위한 추상적인 옷'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미술관 내부에서는 자연광을 이용해 인공적 공원을 만드는 김승영의 설치 '기억', 디지털 음으로 변형시킨 새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공원의 움직임을 파노라마로 펼쳐보이는 정정화의 비디오 'Creating Reality'가 공원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디지털 사진작가 강홍구는 '한강시민공원' 연작 사진, 화가 최민화는 마로니에 공원과 마로니에미술관의 모습을 그린 유화를 전시한다.

아직도 그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은 폐쇄적 인공 공간으로 인식되는 미술관과 도심의 개방된 공간인 공원, 둘 사이의 단절을 깨려는 흥미로운 기획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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