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핵폐기장 백지화 대책위원회' 공동의장 문규현 신부(사진)가 30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부안의 현재 상황과 민심을 전하는 공개서한을 띄웠다."편하십니까. 17년동안 그 어떤 정권도 해결 못한 일을 마침내 당신이 해내는것 같아 흡족하십니까"라는 글귀로 편지를 시작한 문 신부는 "지금 당신에게서 박정희의 개발독재와 전두환의 피묻은 군화를 본다"며 "인구 7만명인 부안에 5,000명의 병력을 상주시킨 것도 모자라 '극단적인 행동을 엄단하라'는 당신의 호령을 들은 경찰은 군민들을 향해 사정없이 방패와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문 신부는 또 "핵폐기장 선정위원조차 밝히지 않고 공청회나 정부 관계자를 만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투명한 행정, 참여와 자치를 강조하는 노 대통령이라면 군의회가 부결시킨 핵폐기장 유치 신청을 단독으로 낸 군수를 꾸짖었어야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참여정부의 도덕성과 책임감에 대한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졌으나 그래도 부안 군민은 대통령을 포기하지 않았으니 부디 정의롭고 평화로운 함성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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