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입차시장에서 유럽·일본차에 비해 미국차가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급 승용차 부문에서 미국차는 '기름 많이 먹고 덩치만 큰 차'라는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3,000㎤급 링컨 뉴LS(사진)는 미국차가 유럽·일본산 고급 승용차에 던지는 야심찬 도전장이다.포드사는 링컨 뉴LS의 경쟁상대를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급으로 보고 있다. 이들 차종과 비교해보면 최고 출력이 10마력 이상 강하고, 차체도 10㎝가량 길다. 여기에 가격도 1,500만원 정도 싸니 한눈에 봐도 경쟁력을 갖춘 차다.
외양 역시 유선형 보다는 직선형을 좋아하는 한국인 취향에 잘 부합한다. 반달형 앞 그릴과 직사각형 전조등이 잘 어울려 탄탄한 느낌을 더해준다. 하지만 어딘지 GM대우의 매그너스와 비슷한 느낌이다.
내부는 검정을 주조색으로 하고, 운전대 등에 호두나무 무늬를 적절히 배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계기판에는 금속 느낌의 강조점을 주어 세련된 느낌을 준다.
도로에 나서면 민감한 가속페달이 운전자의 도전본능을 자극한다. 순간 가속시 등에 느껴지는 압력도 수준급 스포츠카 수준이다. 시속 100㎞ 이상에서 변속기 모드를 자동5단에서 자동4단으로 변경하니 얌전하던 차가 사나운 야생마로 변하며 앞으로 튀어나간다. 요철을 지날 때 부드러운 서스펜션 감각은 미국 세단의 전통적 부드러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포뮬러1' 경주용차 기술에서 채용된 4바퀴 독립현가 장치가 최고의 승차감을 보장해 준다. 또 항공기에 사용되는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Drive-by-Wire)의 엔진컨트롤 시스템을 도입해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 차의 반응 속도사이 오차를 거의 없앴다.
이 정도면 미국차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선입견을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수준이지만, 유럽·일본차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는 중고차 가격 문제가 이 차의 인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2∼3년 후에 차를 바꾸는 사람이 아니라 10년 이상 타는 실속파라면 이 역시 큰 문제가 아니다. 판매가는 부가세 포함 6,120만원.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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