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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에 사우디 관리 연루" 美 보고서 美-사우디 관계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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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에 사우디 관리 연루" 美 보고서 美-사우디 관계 "균열"

입력
2003.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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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리의 9·11테러 비행기 납치범 연계 가능성을 담은 미 의회 조사보고서 일부를 비밀문서에서 제외해 달라는 사우디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있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9일 "문건 일부를 비밀 해제하는 것은 정보 출처와 수집방법을 노출함으로써 적을 돕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사우디 정부가 요청한 28쪽 분량의 기밀해제를 거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아리엘 샤론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던 중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누군가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누구인지 알려준다면 그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그런 요청을 거부하는 데 대해 어떤 껄끄러움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거부 발언은 압둘라 사우디 왕세제의 공식 요청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워싱턴을 긴급 방문한 사우드 알 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2시간 앞두고 나왔다.

뉴욕 타임스는 "부시와 그의 측근들이 오후 회담을 앞두고 미국 입장을 공표, 사우드 장관과의 회담을 선제 공격했다"고 밝혔다.

사우드 장관은 이날 오후 부시 대통령을 40분간 예방한 후 공식 성명을 발표, "문제의 28쪽으로 사우디 정부는 부당하고도 가혹할 만큼 비난 받고 있다"며 "그것은 공정성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격하게 비난했다. 사우드 장관은 또 "사우디는 증거도 없이 기소된 상황"이라며 "우리는 숨길 게 없다"고 9·11 테러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미국의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원 합동 정보위에서 공개된 보고서에는 사우디 관리들이 9·11 테러에 연루됐을 수 있는 미국 내 이슬람 자선단체에게 수천만 달러를 제공한 의혹이 담겨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이날 사우드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사우디 출신 테러범 2명과 친분이 있는 사우디 항공청 소속 직원 오마르 바유미를 미 당국이 신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사우드 장관은 "바유미는 이미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사우디에서 신문했다"며 "미국이 사우디에서 누군가를 조사하기를 원한다면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공박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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