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성(28)씨의 뉴EF쏘나타는 내차 꾸미기 액세서리 부문의 '종합선물 세트'다.차 앞부분에는 앙증맞은 보조 비상경고등이 달려있고, 보닛에 돌이 튀어 흠집이 나는 것을 방지하는 EGR가드와 고속 주행 시 날파리 등이 차체에 들러붙지 않게 하는 버그가드를 붙였다. 헤드라이트에는 예쁜 눈썹을 그려 넣었고, 측면에는 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는 상어 아가미 모양의 에어닥터도 뚫려져 있다. 뒷부분을 보면 리어 스포일러와 루프 스포일러, 그리고 뒷창 햇빛을 가려주는 리어 바이저가 장착돼 있다. 또 모든 손잡이와 백미러는 크롬도금 가드가 덧씌워져 있다.
내부는 더 화려하다. 유기 발광소자(EL) 계기판과 온도계, 스피커 밸런스 측정기, 전압계 등 다양한 원형 레벨미터기가 푸른 빛으로 반짝거린다. 또 운전대 리모콘을 포함한 오디오 시스템도 새로 장착했고 주차시 사용되는 전·후방 경보기가 달려 있다.
보닛을 열고 엔진룸을 보면 차체 뒤틀림을 방지하는 스트럿바, 대용량 흡기장치, 마이너스 접지 등의 튜닝도 되어 있다. 마이너스 접지를 하면 차의 전압이 일정해져 과다한 전기기기를 사용할 때 안정적인 전기흐름을 유지시켜준다고 한다.
이쯤 설명하면 차주인의 직업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고씨는 카 인테리어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내차가 우리 가게의 움직이는 광고판"이라고 말한다. 가게 앞에 차를 세워두면 구경하다가 들어와 물건을 사가는 손님들도 많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차에 들인 돈은 도매가격으로 어림잡아 800만원 정도라고 한다.
고씨가 '내 차 꾸미기' 대장정에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다. 자동차 아래부분을 감싸는 에어로 파츠(aero parts)를 달지 못한 것. 고씨는 "집 지하주차장 입구 경사가 심해 보통 범퍼도 땅에 긁히는 탓에 부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이유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 난국(?)을 풀어나갈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올 10월 새집으로 이사하게 된 것. 고씨는 지금 에어로 파츠를 부착할 수 있는 이삿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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