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이냐 처칠이냐.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일에 몰두했던 집념의 사나이 나폴레옹. 70고령에도 수면시간을 10시간 확보하면서 나머지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최대한 맑은 머리로 집무에 임한 처칠. 세계사에 족적을 남긴 두 사람의 위인은 수면 스타일에서 만큼은 극단을 달렸다. 수험생의 최대 고민 중 하나인 잠. 과연 누구의 스타일을 따르는 것이 최선일까. 부모님들이 원하는 모델은 아마 나폴레옹일 것이다. 부모님 세대부터 잠에 관한 상식으로 통하는 사당오락(四當五落)의 통념 탓이다. 안타깝게도 나폴레옹 같은 이상적인 케이스는 예외에 불과하다. 보통 사람이 이 방법을 택할 경우 오히려 깨어있는 시간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로 나타나기 십상이다. 실제 임상에서도 수면부족으로 학습효율이 극도로 떨어진 학생들이 아주 흔하다. S여고 J양이 대표적인 케이스. 하루 5시간을 자면서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학생이었다. 상담을 해보니 항상 머리가 혼미하고 당연히 기억력과 집중력도 저하된 상태였다. 만성피로, 두통, 부정적인 심리상태 등이 주증상인 수면박탈현상 까지도 보였다.'대한민국 0.1%'를 쓰면서 잠에 대한 결론은 처칠이었다. 수능 상위 0.1% 학생들은 80%가 6시간 이상 자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효율적 공부의 기반이 집중력, 체력이라는 점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는 학생들은 잠을 줄이지 않는다. 깨어있는 동안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건강을 우선하는 의사들이 권고하는 수면시간은 7시간 이상. 최근 하버드대의 연구는 사람마다 생체시계가 달라서 6시간 이하로 자도 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는 9시간 정도 자야 한다고 보고했다.
깨어있는 동안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처칠의 방법론은 유용하다. 2∼3시간 단위로 1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을 자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잠과 깨어있는 시간 모두 효율을 높이는데 있다. 잠도 숙면으로, 깨어있는 동안에도 최대한 맑은 머리로…. 물론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밤에 자는 시간과 나눠 자는 낮잠을 합쳐 6시간 안팎이 가장 바람직한 수면 시간이라는 게 다양한 케이스를 접해 본 경험의 결론이다.
열대야가 찾아오는 여름은 수면리듬이 깨지기 쉽다. 밤에 뒤척이다 낮에 졸고, 밤에 다시 잠을 못이루는 악순환의 덫을 피해야 한다. 잠자기 3시간 전에 적당한 간식을 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자기 1시간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황&리 한의원장 겸 수험생 컨설턴트sunspap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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