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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강도 용의자집 "무기고"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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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강도 용의자집 "무기고" 방불

입력
2003.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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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소기업 회장집 총기강도 사건의 용의자가 일주일 만에 검거됐다.대구경찰청은 29일 오전 7시10분께 대구 수성구 두산동 김모(38·인테리어업)씨 집을 급습, 잠자던 김씨를 이 사건의 용의자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김씨는 22일 오전 10시10분께 대구 중구 삼덕동 이모(62·섬유회사 회장)씨 집에 권총을 들고 침입, 이씨의 가슴에 실탄 1발을 쏴 상처를 입힌 뒤 미화 2,200달러 등 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털어 달아난 혐의다. 경찰은 전과자를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던 중 강·절도 전과 9범인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특공대원 등 42명으로 체포조를 구성한 뒤 12시간의 잠복 끝에 이날 아침 김씨집 현관문을 엽총으로 부수고 들어가 김씨를 붙잡았다.

이날 김씨의 집에서는 각종 총기와 대검, 폭파 장치 등 무기류가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을 긴장시켰다. 특히 김씨는 이들 장비를 2,3년 전부터 서울 청계천에서 취미생활로 300여만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진술해 총기 유통 실태와 관리 부실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김씨의 집과 차량에서는 4.5구경 권총 1정, 소음기가 부착된 베레타 권총 1정, 공기권총 1정, 공기소총 1정, 가스총 2정 등 총기류 6정과 실탄 21발이 나왔다. 또 망원렌즈가 부착된 석궁 1정, 대검 2자루, 회칼 2자루, 회칼날 2개, 사제 무전기 4대, 사제수갑 3개, 산소통 1개 등 '무기고' 수준의 각종 장비가 무더기로 발견됐으며, 마약류인 러미널 150정도 소지하고 있었다. 특히 김씨 집에는 폭발물과 연결될 때 점화되는 장치인 '유사점화장치'와 안테나, 리모컨 등이 발견돼 원격조정이 가능한 폭발물 제조를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많은 총기류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무기 밀수 등 총기류 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가 총기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 것으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2001년 12월에 발생한 대구 기업은행 엽총강도 및 총포사 주인 살해 사건의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함에 따라 여타 총기관련 범죄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불법무기류의 구체적인 구입 경위와 유통 경로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 집에서 범행과정에서 사용한 3.8구경 권총을 발견하지 못한데다 김씨가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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