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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시행 D-31/돌풍될까 미풍 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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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시행 D-31/돌풍될까 미풍 그칠까

입력
2003.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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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시행(8월29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의 벽을 허물며 금융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거센 풍랑을 몰고 올 전망이지만, 규제가 너무 많아 단기적으로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초기 시장의 향방을 보면 장기적으로 프랑스와 스페인처럼 방카슈랑스가 전체 보험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할지, 독일이나 영국처럼 15∼20% 시장 잠식에 그칠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은행, 방카슈랑스 일전 태세 올해 특히 실적이 부진한 은행들은 방카슈랑스를 통한 수수료 수입 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벌써부터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상반기 순이익이 저조한 한 대형은행은 전직원에게 이미 1인당 보험 모집 할당량을 부여하고 8월29일 시행 즉시 계약 유치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NG·삼성·교보생명 등과 제휴를 맺은 국민은행은 보험사를 통한 가입보다 보험료가 싸다는 점을 내세워 초기에 시장점유율을 40% 이상 장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민은행은 특히 부실보험사인 한일생명 인수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 넓은 고객기반(2,300만명)과 점포망(1,200여개)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할 경우 엄청난 돌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우리은행도 제휴 회사인 삼성·대한·AIG생명의 상품을 한 개씩 선정, 타깃 고객에게 적극 판매할 계획이다. 또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 삼성생명과 판매자회사를 설립, 삼성생명의 노하우를 적극 끌어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규제 많아 효과 반감 전망 시행령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대형보험사의 거센 로비로 인해 각종 규제가 마련되면서 '금융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카슈랑스 본래의 취지가 많이 퇴색하게 됐다. 우선 은행 점포당 판매인원을 당초 4명에서 2명으로 제한하고 은행이 특정보험사 상품을 50%이상 판매하지 못하도록 판매비중 제한을 두었다. 또 은행의 보험 담당 직원은 대출업무를 맡을 수 없고, 방문판매나 전화·우편·e메일 발송 등을 통한 적극적인 판매는 금지된다. 물론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 가능한 보험상품도 초기엔 저축성 보험에 국한되고 2005년 4월에야 보장성 보험으로 확대된다. 금융감독당국은 "보험업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융상품 '원스톱 쇼핑'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킨 '실패한 출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영국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연금상품 등이 도입되지 않고서는 방카슈랑스에 따른 큰 파장은 예상하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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