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노는 기업이 돈 번다?"영화·게임·음반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급팽창하면서 문화서비스 상품 등 이른바 '노는 사업'을 하는 오락주(株)들이 증시를 달구고 있다.
주5일 근무 확산 등 여가를 중요시하는 생활패턴 변화와 문화소비 증가로 오락 산업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영화·카지노·게임·음반·애니메이션·레저·여행 업체의 수익이 늘면서 주가도 뛰고 있다. 특히 문화산업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삶의 질을 바꾸는 미래형 수익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대기업은 물론 인터넷기업과 정보기술(IT) 벤처기업들도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대한 활발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28일 증시에서는 게임과 영화·음반 등 엔터테인먼트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방학 시즌에 본격 돌입하면서 관련 업체의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에다, 오락 부문이 하반기 성장산업으로 부각되면서 매수 주문이 몰렸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의 성공적인 서비스 시작에 힘입어 장중 27만원까지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찍었고, 웹젠도 10% 이상 올랐다. CJ엔터테인먼트 등 영화주와 에스엠 등 음반주들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영화·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2005년까지 매년 15∼20%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년간 코스닥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업체 31개사의 시가총액 비중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NHN 웹젠 파라다이스 등 새로운 오락주들이 등록하면서 전체 파이가 커지고, 기업간 M&A로 덩치가 커지면서 수익성은 더 높아졌다.
대신증권 김병국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도시 가구당 월평균 교양오락서비스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엔터테인먼트 재화가 단순 1회성 소비가 아닌 삶의 질을 높이는 반복 소비 성격의 재화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면서 동양제과처럼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새로 뛰어드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고, 인터넷 기업이 게임 사업을 하거나 영화·음반사가 게임·캐릭터 사업을 함께하는 '짝짓기'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조영훈 연구원은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장르나 미디어에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가 놀이 사업의 경영 키워드"라며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대기업이 전문업체들의 창의성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락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투자 유망 종목에도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단골로 오르고 있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게임과 영화 부문의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주목된다"며 CJ엔터테인먼트와 플레너스 엔씨소프트의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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