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100세의 나이로 사망한 미국의 원로 연예인 밥 호프는 75년 동안 전세계 사람들에게 진한 웃음을 선사한 '세기의 코미디언'이었다. '백만불 짜리 웃음' '20세기 엔터테인먼트의 대부' 등의 수식어는 그의 명성을 짐작하게 한다. 할리우드 관계자와 동료 연예인들뿐 아니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전세계의 지도자들도 즉각 애도를 표시했다.호프의 사망 소식을 접한 부시 대통령은 "그는 우리를 웃게 만들고 우리의 정신을 고양시켰으며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며 "미국은 위대한 시민을 잃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언론들은 밥 호프에 대한 긴급 특집 기사를 만들어 보도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톨루카 레이크에 있는 자택에서 폐렴 증세로 사망했다고 그의 오랜 홍보담당자인 워드 그랜트가 밝혔다.
호프는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 받는 연예인이었으며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존경 받는 연예인으로 올라 있다. 그는 지난 5월말 100회 생일을 맞아 '할리우드 스타들의 거리' 위원회로부터 '한 세기를 산 시민(Citizen of the Century)'이란 호칭을 얻었다. 그의 100회 생일 때는 미국의 35개 주가 '밥 호프의 날'을 선정해 각종 축하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TV 외에도 75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전쟁터를 돌면서도 위문 공연을 펼쳐 수백만 미군들에게 깊은 추억을 심어줬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6개 대륙을 돌면서 공연했으며 1990년 걸프전 때는 87세의 나이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군 위문 공연을 가졌다.
93세 때까지 NBC 방송에 출연하다가 1996년 은퇴한 그는 부인 돌로레스(94)씨와 함께 지내면서 가끔 골프를 즐겼다. 호프는 사업에도 수완을 보여 엄청난 재산을 모은 뒤 재산의 상당 부분을 자선사업에 기부하고 입양한 3남 1녀의 자녀를 모두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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