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으로서 쌓아온 콘돌리사 라이스(사진)의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다. 이라크의 우라늄 구입 시도설이 부시 대통령의 1월28일 국정연설에 포함된 것을 두고 정보왜곡 논란이 확산되면서 라이스 보좌관에게 비판의 불똥이 튀고 있기 때문이다.워싱턴 포스트는 27일 1면 머릿기사에서 "라이스 보좌관과 참모들의 최근 발언을 보면 그가 이라크 정보에 이의를 제기하는 정보기관의 보고를 간과했음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공개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드러내고 있는 꼴"이라며 "이라크 우라늄 보유설 논란이 그녀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언론이 부시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는 라이스 보좌관의 업무수행 문제를 꼬집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백악관의 고위 관리는 18일 브리핑에서 라이스가 미 6개 정보기관의 이라크 정보를 취합한 지난해 10월의 국가정보평가(NIE) 보고서를 읽지 않았다고 말했다. 90쪽 짜리 이 보고서의 말미 각주에는 이라크의 우라늄 구입 시도설이 의심스럽다는 국무부의 평가가 들어 있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박사는 "만약 라이스가 사담 후세인의 핵 프로그램에 관한 정확한 상태를 몰랐다면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부시의 국정연설 전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우라늄 정보에 회의적인 보고를 들은 적이 없다는 그의 주장도 반박의 대상이다. 국가안보회의(NSC)의 스티븐 하들리 부보좌관은 우라늄 정보의 신뢰도를 의심하는 내용을 담은 CIA의 두 번째 메모를 라이스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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