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외국인 영어강사와 탤런트 등 100여명의 마약 밀매·투약 사범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검 마약수사부(임성덕 부장검사)는 지난 5, 6월 두달 동안 마약사범 일제단속을 벌인 결과 121명을 적발, 73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탈북자 박모(36)씨는 지난해 4월 탈북자 오모(39)씨로부터 히로뽕 약 35g을 구입한 뒤 김모씨 등에게 판매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오씨와 오씨에게 히로뽕을 건넨 또 다른 탈북자 최모씨의 소재를 추적중이다. 1994년 탈북한 박씨는 국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다 99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도중 만난 조직폭력배로부터 "마약 거래를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또 인터넷을 통한 마약밀매 사범을 최초로 적발, 대마초 농축 물질인 해시시를 매매한 캐나다와 미국인 영어강사 5명 등 6명의 외국인을 구속기소하고 아몬드와 땅콩, 버터 등에 해시시를 혼합해 만든 케이크나 과자인 '해시 브라우니'(hash brownie) 500g(시가 1,25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주로 유럽 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는 해시 브라우니가 국내에서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필리핀 현지 여성 접대부들과 히로뽕을 투약한 뒤 성관계를 맺는 등 '마약 섹스 관광'을 벌인 30대 3명과 히로뽕 및 대마초를 밀수입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 스카우트 소모(30)씨, 현역 군인 신분의 박모(24·현재 전역)씨도 구속 기소했다. 수사결과 국내에서 코카인을 판매한 혐의로 구속된 나이지리아인 TV탤런트 S씨는 미국인을 사칭해 6명의 한국 여성들을 농락하고 나체사진 등을 찍어 협박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밖에 '레이브 파티'에서 엑스터시를 판매 또는 구입한 유학생 등 6명과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터민이 함유된 태국산 '살빼는 약' 840정을 밀수입한 김모(31)씨 필리핀으로부터 히로뽕을 대량 밀수입한 일당 3명도 함께 사법처리됐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밀수입 대상국가가 미국, 필리핀, 태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마약 종류도 다양화하고 있다"며 "외국인 마약사범도 27명이나 적발돼 18명이 구속기소될 정도로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