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들이 최근 교내에 건물을 신축하면서 첨단화, 고급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최첨단 건물들은 대학 발전의 상징이라는 의견과 대학본부가 내실 있는 교육보다 전시 행정에 치우쳐 있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는 실정이다.수도권의 S대학은 1999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530여억원을 투입해 대학 본관 신축공사를 끝냈다.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의 본관은 연면적만 1만 여평에 달해 국내 대학 중에서 최대 규모이며, 고전적이면서 중후한 석조 대리석 외관과 디자인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K대는 '도약 2000' 프로젝트를 세워 2001년부터 지하 주차장과 종합 복지관을 북한산과 조화를 이룬 모습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한 대역사(大役事)를 진행 중이다. 지난 해 3월 완공된 고려대 중앙광장도 도심 속 건물과 견주어 봐도 손색 없을 정도의 외양을 갖추고 있다. 재단측에서 180억원을 투입, 지상에는 녹지공간, 지하에는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 대학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이밖에 각 사립대학은 "학교를 대표하는 상징 건물을 만들자"며 경쟁적으로 고급 대학 건물 신축에 나선 상태다.
대학 건물 고급화에 대해 학생들은 "낡은 건물을 바꿔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찬성의견과 함께 "막대한 건축비가 등록금 인상요인"이라는 반대의견까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철형(23) 국민대 신문편집장은 "디자인 관련 학과에 학교의 강점이 있는 만큼 뛰어난 외관을 갖춘 건물로 학교의 특성을 신입생이나 외부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박형락(26·선문대 신문방송학과)씨는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지난 해 2학기 때 복학하니까 웅장한 건물이 들어선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부실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업무용 차량만 비싼 외제차를 선택한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양원보(26·한양대 정치외교학과4)씨도 "신축 건물이 대부분 공과대학 위주로 이뤄져 인문대나 사회과학대는 노후한 건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건물의 고급정도가 대학교 내에서 각 단대들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불평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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