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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브레이크" 없는 영등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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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브레이크" 없는 영등포역

입력
2003.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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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 김행균씨가 어린 아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했던 서울 영등포역이 국내 최대규모 역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27일 영등포역에 따르면 국철과 수도권 전철을 포함, 하루 총 1,214회의 상·하행 열차가 지나는 영등포역은 국철과 전철의 승객이 각각 5만명과 10만명, 환승객이 12만명 등 하루 이용객이 모두 27만명으로 국내 최대 인원이 이용하는 정차역.

하루 영등포역에 근무하는 열차운용팀장은 총 3명으로 이 중 한명은 내부에서 CCTV 모니터를 관리하고 2명의 팀장이 각각 1명씩의 공익근무요원과 함께 경부·전라·호남·장항선 등 국철이 지나는 제6∼9번 승강장의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김씨와 함께 일하는 이인영(40) 팀장은 "2명의 안전요원이 15분 당 1대의 열차가 들어오는 2개의 승강장을 맡고 있는데 하루 24대가 들어오는 330m 길이의 16량 새마을호 열차가 구내에 진입할 경우 완벽한 안전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며 "사고 당일 김 팀장이 조금만 늦게 아이를 발견했더라면 더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밝혔다.

1999년 1월에는 이모(62)씨가 영등포역 승강장에서 미처 내리지도 않았는데 열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사망했고 2001년 8월에는 시각장애인 김모(51)씨가 승강장에서 발을 헛디뎌 역 구내로 진입하는 새마을 열차에 치여 숨졌다. 2002년 9월에는 홍익회 직원 이모(55)씨가 7번과 8번 승강장 사이 선로를 무단 횡단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또 하루 운행 열차의 80%에 해당하는 870대의 인천·수원·의정부행 수도권 전동열차가 정차하는 제1∼5번 승강장에는 아예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 1∼5번 승강장 내에는 각각 7∼8개의 기둥이 안전선으로부터 10∼3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설치돼 있어 이용객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승강장내 안전선 밖을 보행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승강장 방어벽인 '스크린 도어'는 지난 5월부터 신길역과 인천역 구내 일부 구역에 설치돼 있지만 철도청의 시범 운영기간인 11월이 지난 후에야 확대 운영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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