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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공무원 사칭 노인들 등쳐/"생활보호 지정에 필요" 20여명 통장 가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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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공무원 사칭 노인들 등쳐/"생활보호 지정에 필요" 20여명 통장 가로채

입력
2003.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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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해 드릴 테니 통장하고 도장 주세요." 말쑥한 양복 차림에 이름표까지 달고 구청 직원을 사칭한 인상 좋은 40대 남자에게 속아 전국의 할머니, 할아버지 20여명이 수백만원씩이 든 저금통장을 털렸다.대전북부경찰서는 27일 노인들에게 공무원을 사칭, 생활 지원금을 주겠다고 속인 뒤 저금통장을 받아 가로채는 수법으로 21차례에 걸쳐 5,086만원을 인출한 한모(43)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한씨는 부산 대구 대전 수원 등 전국을 돌며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혼자 사는 노인들만을 방문, 구청 사회복지과 직원이라고 속인 뒤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해 매달 20만원씩 지원해드리겠다"며 통장을 보고 예금이 있는 지 확인했다.

한씨는 이어 "생활보호대상자 신청서에 찍어야 한다"며 도장을 건네 받아 미리 준비해간 은행 출금전표에 찍고 "지원금을 통장에 입금시키려면 비밀번호가 필요하다"며 비밀번호도 물어 알아냈다. 경찰 수사관계자는 "노인들은 이름표까지 달고 공무원 행색을 한 한씨의 말에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갔다"고 말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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