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리샴 지음·신현철 옮김 문학수첩 발행·전2권 각권 8,500원변호사가 나오지 않는 존 그리샴(48·사진)의 소설. '하얀 집'은 '법정 스릴러의 대가'로 꼽히는 대중작가 그리샴이 시도한 본격문학 소설이다. 판사가 등장하지 않고 재판 장면이 없고 비열한 음모도 깔려 있지 않으니, 그리샴의 팬들에게는 낯설 법하다.
1952년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 블랙오크는 목화 수확으로 분주하다. 목화밭을 갖고 있는 '농장 사람들'은 목화를 따기 위해 멕시코인들과 '산골 사람들'을 고용했다.
고용자들 사이에 긴장이 계속되다가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끔찍한 상황에 이른다. 여기에다 예상치 못한 홍수로 농작물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농장은 파산한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는 일곱 살 소년 루크다. 분쟁과 다툼을 보고, 어이없는 죽음을 목격하고, 또 살아온 터전이 몰락한 그 해 가을은 루크가 미리 가본 어른의 세상이었다.
그리샴은 아칸소주 존스보로에서 나고 자랐다. '하얀 집' 이야기는 작가의 실제 체험에서 비롯했다. '법정을 떠난' 베스트셀러 소설가의 변신에 대해 미국 서적상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것을 시도한 데 감명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2001년 이 책을 낸 그리샴은 올해 초 소설 '불법의 제왕'을 발표, 예의 법정으로 돌아왔다. '불법의 제왕'은 '하얀 집'과 함께 국내에서 번역 출간됐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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