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여성위원장직을 차지하기 위한 경합이 불을 뿜고 있다. 너무 치열해서 최병렬 대표체제 출범 한 달이 넘도록 여성위원장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중간당직을 둘러싼 이런 현상은 전례가 없다.이유는 "17대 총선에서 전국구 의원 정수를 크게 늘린 뒤 당 전국구 후보의 절반을 여성에게 할애하겠다"는 최 대표의 약속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여성위원장은 본인의 전국구 당선은 물론이고, 다른 여성후보를 발굴, 추천할 권한도 갖게 된다. 당내 여성인맥의 실력자로 부상하게 되는 것이다.
당초에는 대표경선에서 최 대표를 앞장서 도왔던 김정숙 의원이 자신의 직계인사를 여성위원장에 앉히는데 별 어려움이 없는 듯 했다. 당내 여성 정치인 가운데 최다선인 3선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적수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YS정권에서 정무2차관을 지낸 김영순 부대변인을 중심으로 한 '반(反) 김정숙' 세력이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그 동안 소외된 사람에게도 일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민정계(김 의원)와 민주계(김 부대변인), 고려대 출신(김 의원)과 이화여대 출신(김 부대변인)이라는 라이벌 의식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최 대표에게도 이들 두 사람 측으로부터 은근한 지지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 대표의 측근은 "함부로 한쪽 손을 들어주기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 대표는 최근 이런 저런 궁리 끝에 '제3의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 당외 인사를 영입해 여성위원장에 앉히는 방안이다. 그는 "여성계의 신망이 있는 50대 인사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