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경영자와 실패하는 경영자의 리더십과 자질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한 것인가. 고위 경영자로 승진해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던 사람이 갑자기 실패한 경영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성공한 경영자의 장점들이 회사 옮기기나 승진 등 환경 변화에 의해 조금만 부정적으로 바뀌어도 경영 실패를 재촉하는 징후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미국의 심리학자 조이스 호건 박사 등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맡은 책임을 다하는 경영자가 정신적 압박을 받으면 중심을 잃고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매우 독립적인 경영자는 동료와 부하들에게 차갑게 대하면서 고립적인 사람이 될 수 있고, 성격이 활달한 경영자는 허둥대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이 신문은 장점 속에 가려졌던 '어두운 측면'이 부각되면서 경영에서 F학점을 기록한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한 뒤 "경영 실패의 징후를 빨리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기 확신이 강한 고위 경영자 마이클씨는 회사를 옮긴 뒤 실패했다. 그는 처음 다니던 회사에서 고위 경영자로 고속 승진해 탁월한 업적을 보여줘 부하 직원들로부터 신망을 받다가 다른 회사 경영자로 영입됐다. 지나치게 거만해진 그는 회사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고, 결국 2년 만에 옷을 벗었다. 근면하고 예리했던 제임스씨는 회사 경영자로 발탁된 뒤부터 직원들과 자주 부딪치게 됐다. 직원들을 의심하면서 권한을 아래로 위임하지 않고 과로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됐다. 경영 실패의 요인은 무엇보다 스트레스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부족 등 심리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따라서 자리를 옮긴 경영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충분히 준비하고 회사 관계자로부터 교육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경영자의 교체가 반드시 옳은 방법은 아니다"면서 경영자에게 역할 전환에 따른 적응 기간을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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