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가에게 연습은 자신만의 시간이다. 조용한 방에서 홀로 바이올린의 현을 그으면 그만한 삼매경이 없다. 그래서 그 느낌과 유사한 무반주곡이 연주가에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한국생활이 너무 바빠 정신이 없었어요. 바흐의 무반주곡을 연습하면서 바이올린 소리만 조용히 듣다 보니 내적으로 위안과 만족이 느껴지더군요."
3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바흐의 '파르티타 2번 d단조', 크라이슬러의 '레치타티보와 스케르초', 힌데미트의 '소나타 Op.31에 1번', 이자이의 '소나타 6번' 등 무반주곡만으로 연주회를 꾸미는 바이올리니스트 양고운(31·사진)씨는 이번 연주회를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라고 말했다.
양씨는 1991년 서울대 1학년 재학 당시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순수 국내파로 입상해 눈길을 끈 후 이듬해 도미, 미국 영국 독일에서 가진 10년 간의 유학생활 중 본인도 정확히 기억 못할 정도로 수많은 연주회를 연 차세대 유망주. 지난해 귀국 후 올해는 연주를 많이 줄였다지만 독주회 전후로 3번의 연주가 더 있을 정도로 여전히 바쁘다. 부천필 악장, 한양대 겸임교수, 토너스 트리오 단원, 국내외 독주와 협연 등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욕심이 많기 때문이다. 6월에는 빈의 황금홀에서 비엔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갖기도 했다.
그의 연주는 이성과 감성이 잘 조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 등 외국에서는 음악이 느낌만이 아닌 지식에 근거한다고 가르친다"는 말로 그런 평가에 대한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바이올린 하나로 선율과 화음을 모두 표현하는 이번 연주회는 평소 국내에서는 듣기 힘든 곡이 많아 기대를 모은다. (02)780―5054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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