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문책인사'까지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인 데 대해 청와대에서는 24일 "안타깝다" "진의를 알아 보겠다" "말하고 싶지 않다" 는 등의 반응들이 나왔다. 정 대표 측근을 통해 '문책인사'의 대상으로 거론된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자꾸 청와대를 걸고 넘어지는데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는 불쾌함도 표출됐다. 반응들은 다양했지만, 정 대표의 거듭된 압박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게 일관된 분위기다.이날 오후 정 대표를 만나 진의 파악을 시도한 유인태 정무수석은 "청와대가 도와줄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정 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그렇게 표출한 것"이라며 "별일 아니며 정 대표도 나의 설명을 납득했다"고 말했다. 애써 파장의 수위를 낮추려는 발언이었다. 유 수석은 또 정 대표가 검찰 수사 태도를 비판한데 대해 "검찰이 요사이 간덩이가 붓지 않았느냐"며 동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무수석실 일부 관계자들은 "정 대표 주변 사람들이 과거의 관념에 젖어 마치 청와대에서 눈치를 줬다면 검찰이 알아서 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이에 마음 약한 정 대표가 현혹되고 있다"고 말해 정 대표 주변을 겨냥했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정 대표와의 극비 접촉설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정 대표 측근들로부터 문 수석과의 의견충돌이 2차 폭탄발언의 직접적 계기라는 말이 흘러 나온 뒤에도 그는 "확인해 줄 수 없으며 특별히 할 말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정 대표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어떤 요청도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설사 정 대표가 그런 요청을 하더라도 청와대가 (검찰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였다.
음모론의 진원지로 지목된 386 측근들도 대부분 대답을 회피했다. 한 측근은 "음모론, 음모론 하는 데 뭔가 거대한 음모가 있다면 참여 정부를 침몰시키려는 음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주류와 386측근들을 이간시켜 모두 다치게 하려는 음모라는 것이다. 그러나 386 측근들 사이에서는 정 대표에 대한 동정론 보다는 원칙론이 더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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