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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30대를 위한 쪽지](27)공짜 돈은 폭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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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30대를 위한 쪽지](27)공짜 돈은 폭탄이다

입력
200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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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소리와 폭격맞는 소리돈처럼 약발이 잘 받는 것도 없다. 정치적으로 상대를 쳐내는 데도 가장 약발을 잘 받는 것이 돈 문제다. 새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헌정권의 부정부패 사건이 불거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돈 문제가 터지면 새정권에게는 폭죽 터지는 소리가 되고 헌정권에게는 폭탄 터지는 소리가 된다. 맞으면 쓰러지니까.

프랑스 혁명 100년간은 피의 역사였다. 지롱드당과 자코방당이 번갈아 정권을 잡으면서 정적을 제거하는 피비린내 나는 악순환이 끊임없이 계속됐다. 잘라야 할 목이 하도 많아서 목 자르는 기계를 만들어 낸 것도 이 때.

사람을 살리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의사가 만든 기요틴은 그 의사(그의 이름이 기요틴이다)의 목 마저 자르고 말았다. 정치적인 숙청은 대개 그 의사와 기요틴과의 관계와 같다. 현재 우리 눈 앞에서 진행되는 '더러운 쇼'를 두고 하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전직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구속되고 집권당 대표가 뇌물 스캔들에 휩싸인 것을 보면, 차제에 부패의 뿌리가 참으로 깊고 넓게 번져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경력관리에 치명적인 돈 돈 돈

돈 문제는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만 심각하지 않다. 직장인도 돈 문제에 잘못 얽히면 그동안 곱게 관리해왔던 경력에 씻을 수 없는 주름살이 생긴다.

A는 납품업체를 불평등 관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편리를 봐준 업체로부터 매월 1,000만원 이상 챙기던 CEO. 그러니까 최고급 직장인인데, 대주주가 알면서도 실적이 좋을 때는 참다가 실적이 떨어지자 고발해 버렸다.

B는 외국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가며 동종업계의 국내기업을 불편하게 만들던 중견 공무원. 마침내 국내업체로부터 고소당했는데, 그 사건의 변호사 비용을 외국계 기업이 부담하는 등 구명운동을 벌이는 바람에 정체가 폭로되고 결국은 옷을 벗었다.

C는 대기업의 영업이사. 차명으로 하청업체 하나를 차려 놓고 자기가 재직중인 회사에 물건을 납품했다. 적정가격으로 납품했지만, 그의 직속 부하로로 발령난 정의파 신입 사원이 사표를 던지면서 사장에게 폭로하여 쇠고랑.

과식, 과색, 과음 안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1인당 소득 2만불이 되면 부정부패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인간의 끊임없는 탐욕은 20만불 시대가 와도 변치 않을 것이다. 나의 노동과 나의 지혜를 투자해 얻은 정당한 수입이 아니면 근처에 가지도 말라. 시대는 점점 더 투명해져 가고 있다. 과거에는 적당히 넘어가던 것들이 이제는 적당치 않게 목에 걸린다.

한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자기 돈이 아닌 공무와 관련된 돈을 24시간 이상 내 주머니에 넣어두지 말라. 그 돈은 시간이 지나면 화학변화를 일으켜 폭탄으로 변한다. 1억 이하의 돈이라면 받아 보았자 팔자 고치는 것도 아니고, 터지고 나면 변호사 비용 등만 더 드니까 우선 금전적으로 손해다. 명예까지 잃는 날엔 오리발 얻어먹고 꿩만두 값 물어내게 된다.

돈을 함부로 받지 말라. 거래처에서 함부로 돈과 술과 여자 받았다가 몰락하는 엘리트가 얼마나 많은가? 잔 돈으로 큰 비전을 망치지 말라. 술과 아내 외의 여자와 잔돈을 조심하라. 과식, 과색, 과욕, 과음 하지만 않는다면 인생을 무사고 기간으로 보낼 수도 있다. 30대에 돈 먹는 재주보다 안 먹는 재주를 배워 놓으면, 돈이 없을 때 뜻밖에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된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장 smileok@knma.or.kr

'김재원의 30대를 위한 쪽지'는 27회로 잠시 중단하고 9월부터 경제섹션으로 옮겨 계속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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