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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대표, 문책인사 요구/"날 버리려 하나" 청와대에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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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대표, 문책인사 요구/"날 버리려 하나" 청와대에 반격

입력
200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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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청와대간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정 대표가 24일 청와대 비서진 교체를 요구하며 치고 나오자 청와대는 정 대표와의 접촉에서 있었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러자 정 대표측은 다시 '제3, 4의 폭탄발언'가능성을 경고, 양측의 공방이 이전투구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정 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 당정간의 정책 협조 부재를 명분 삼아 청와대에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그의 진심은 오후에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에 의해 속속들이 드러났다. 유 수석은 정 대표가 "검찰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연 3일간 소환장을 보낸 데 대해 청와대가 제동을 걸어줄 수도 있지 않았느냐"며 서운해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간여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 때문에 정 대표가 의도적으로 대립각을 세웠음이 간접 확인된 것이다.

유 수석의 언급이 의도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정 대표측은 즉각 "만남을 공개하지 않기로 해놓고 대화 내용까지 모두 밝힌 저의가 뭐냐"며 흥분했다. 정 대표 측근인 민영삼 부대변인은 "정 대표의 화가 전혀 풀리지 않았다"면서 정 대표의 '추가 발언'가능성도 시사했다. 정 대표 자신도 오전에 "지금 다 까발릴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 대표가 '대선자금 200억원' 발언에 이어 이날 '2차 폭탄 발언'으로 반격에 나선 데는 최근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의견충돌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관측이 있다. 정 대표는 22일께 문 수석을 극비리에 만나 검찰 수사 문제를 상의했으나, 문 수석이 "법과 원칙에 따라 해결할 수 밖에 없다"며 외면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정 대표가 20분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올 정도로 흥분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측근들은 또 "노 대통령과 문희상 비서실장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 대표 문제를 개인 비리로 몰아가는데 대해 크게 서운해 했다"고도 말했다.

정 대표측은 굿모닝시티 건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도 "청와대가 정 대표를 버리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 대표의 측근은 "정황상 청와대 386인사와 검찰 고위 간부들간 교감에 의해 정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진 같다"며 청와대 M, L, P씨와 검찰 관계자 S씨간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정 대표도 23일 내부 회의에서 음모론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측근은 "정 대표가 좀 더 독한 사람이었으면 대통령과 절연할 각오로 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얼마 전 유 수석에게 "앞으로 내게 전화도 하지 말라"며 "당신들끼리 잘해보라"고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의 이날 발언은 또 검찰 출두를 앞두고 청와대를 압박, 수사과정에서 입지를 넓히는 한편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청와대에 검찰 수사에 개입토록 요구한 게 밝혀짐으로써 정 대표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며 "정 대표가 강경 일변도로 나가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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