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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ck/장학금 욕심에… 신학도의 "검은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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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ck/장학금 욕심에… 신학도의 "검은 양심"

입력
200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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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C대학 기독교학부 3학년에 재학중인 최모(38·목사)씨는 지난달 11일 2학기 수강신청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신청과목들이 온통 낯선 과목들로 바뀐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해킹을 당했다고 판단, 학교측에 문의한 최씨는 "정정하려면 해킹여부가 확인돼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전공필수과목 누락으로 2학기를 휴학해야 하고 1학기 전액장학금마저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인 최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같은 과 동기인 안모(30·전도사)씨는 지난달 초 1학기 전액장학금이 최씨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2년 내리 수석을 차지해 온 안씨는 이번에는 최씨 때문에 자신이 2등으로 밀려난 데 이어 전액장학금마저 놓친 사실을 알고 상심해있다가 우연히 최씨의 학번과 홈페이지 접속 비밀번호를 알게 됐다. 안씨는 즉시 최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지난달 3일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 최씨의 2학기 전공 필수과목을 모조리 삭제했다. 필수과목이 누락된 최씨가 어쩔 수 없이 2학기를 휴학할 경우 차석자인 자신이 전액장학금을 받으리라 생각한 것.

하지만 동료의 장학금을 가로채려 한 안씨는 결국 범행 1달여 만에 IP추적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최씨는 범인이 다름아닌 자신의 과 동기인데다 범행목적이 장학금을 노린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게다가 피의자 안씨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말씀과 교리를 가르쳐야 할 신학도였기에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안씨는 경찰에서 "아내가 임신을 해 전액장학금이 꼭 필요했고 수강신청 정정이 충분히 가능할 줄 알았다"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서울 북부경찰서는 24일 타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학교 홈페이지를 해킹한 안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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