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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연구팀 탐방/"수만번 반복실험 열정 차세대 P램 개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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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연구팀 탐방/"수만번 반복실험 열정 차세대 P램 개발했죠"

입력
200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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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기흥읍 농서리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1단지. 짙푸른 잔디밭 사이 사이 들어서 있는 깔끔한 건물이 마치 잘 꾸며진 대학 캠퍼스를 연상시키는 이 단지 한 가운데에 삼성전자 차세대 연구팀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미래를 결정하는 '헤드쿼터'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이들은 최근 기존 메모리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무려 1,000배 가량 빠른 'P(phase)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P램 개발의 주역은 차세대 연구팀 소속으로 '뉴메모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정홍식 수석연구원을 비롯한 20여명의 연구원. 이들은 7층 연구실에서 정전기 방지를 위한 실험용 가운 차림으로 연구에 몰두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실리콘을 소재로 사용했던 기존 메모리 반도체들과 달리 화학 물질인 게르마늄 안티몬 텔룰라이드를 소재로 하는 P램은 물질의 상(phase) 변화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그 동안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력 제품이었던 D램의 뒤를 이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P램은 비휘발성(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없어지지 않는 성질) 등 특징 때문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텔 등 경쟁사에 비해 늦은 지난해 2월 개발에 착수했지만, 1년6개월 만에 세계 최대 용량의 P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더 이상 늦추면 뒤쳐진다는 절박감 때문에 부랴부랴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P램이 전혀 다른 성격의 메모리 반도체이기 때문에 D램 분야에서 20여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전혀 소용이 없었다는 점. 결국 연구원들은 4개월 이상 세계 각국의 논문을 읽고 연구의 기반을 닦느라 집에도 가지 못했다. 초기 제자리를 맴돌던 프로젝트는 설계와 공정개선 등을 위해 수천, 수만 번의 단순 반복 동작을 하면서 밤을 새우는 연구원들의 열성으로 하나 둘 진전을 보이기 시작했고 5명이었던 연구원도 20명으로 불어났다. 특히 서울대 물리학과 동기 동창인 정기태 수석연구원과 고관협 책임연구원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연구를 이끌었다. 이들은 "설계, 공정, 테스트를 모두 할 수 있는 완벽한 개발 인프라 때문에 마음껏 연구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에게는 아직도 상용화라는 고비가 남아있다. 메모리 업체별로 저마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수율이 좋은 제품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동안 D램 시장을 석권했던 삼성전자의 자부심과 저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메모리 시장도 반드시 우리 것으로 만들겠습니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반도체 기술 경쟁의 최전선에 서있는 삼성전자 차세대 연구팀 얼굴에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용인=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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