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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황의 언론보기]NIE 잘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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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황의 언론보기]NIE 잘 되려면

입력
2003.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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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신문협회가 'NIE(Newspaper In Education·신문활용교육) 한국위원회'(가칭)를 설립하는 등 NIE 활성화에 적극 나설 방침임을 밝혔다.그동안 세미나 개최 수준에 머물렀던 관련 활동을 확대하여 전국대회를 개최할 뿐 아니라 중장기 발전정책 수립, 조사연구, 커리큘럼 개발, 사업 및 이벤트 지원 등을 수행하는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붐 조성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신문협회가 향후 국내 NIE 조직과 활동의 구심체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교육현장에서 신문을 활용토록 하는 NIE사업에 신문협회가 이처럼 강한 의욕을 나타낸 데는 무엇보다 홍석현 신문협회 회장의 뜻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중앙일보 회장이면서 동시에 세계신문협회(WAN) 회장이기도 하다. 우리 신문업계가 NIE를 1990년대 중반부터 도입해 일부 신문과 언론단체, 현직 교사들이 열심히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문협회에 그동안 전담 기구가 없었다는 사실은 한국 신문업계의 세계적인 위상에도 걸맞지 않은 것이다. 아무튼 신문협회의 적극적인 자세를 다행스럽게 여기며 앞으로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싶다.

NIE를 펼치는 신문업계의 목적은 무엇보다 미래 독자와 잠재적 독자를 발굴하는 데 있다. 이것은 신문의 미래에 불안해 하는 전세계 신문업계의 공통된 바람이기도 하다. 세계신문협회 산하에는 '젊은 독자 위원회(Young Reader Committee)'라는 이름의 NIE 위원회가 상설기구로 활동하고 있다.

미래 독자의 양성이란 목표는 누가 보더라도 하루 이틀 만에 거둘 수 있는 건 아니다. 또한 일부 신문의 주도와 이해관계만으로는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전체 신문업계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 하에 참여 신문사들의 장기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현 신문협회의 규모와 인력 수준에 비추어 보면 앞으로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는지 모른다.

이와 같은 사업적 목표와 동시에 교육적 효과도 중요하다. 독자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흔히 신문은 살아있는 교과서, 세상을 보는 창이라고 한다. 독자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의 능력을 길러준다고 한다.

이런 교육 효과는 학교 현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NIE의 활동무대로서 주변에 널려 있는 각종 사회교육현장에도 눈을 돌려봐야 할 것이다. 세계신문협회는 NIE 프로그램이 학교 벽을 넘어서 교도소, 시민센터, 외국 이주민들의 어학교실 등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문은 NIE 과정을 통해 독자와의 친밀감과 믿음을 확보해야 한다. 젊은 층이 신문을 읽지 않는 이유에는 그들이 영상매체에 빠져 있다는 원론적 문제도 있지만 아울러 그들이 신문의 편파성에 진절머리를 낸다는 사실도 작용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초등학생조차 언론개혁이란 무엇인지, 안티조선운동은 왜 하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실정이다.

미래 독자, 잠재적 독자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NIE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지금 신문을 잘 만드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신문의 신뢰성과 품격을 높여야 한다는 말이다. 한마디 권고하자면, 저널리즘으로서의 도덕성을 갖춘 신문, 상대방도 인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감시하고 비판하는 신문, 남을 가르치기에 앞서 스스로 반성할 줄 아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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