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 /귀신골 송사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 /귀신골 송사리

입력
2003.07.24 00:00
0 0

이정록 글·백진 그림 백년글사랑 발행·8,500원·초등 전학년용그동안 국내에서 출판된 환경동화는 오염돼 가는 마을을 살리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고민과 갈등을 그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이런 틀을 바꾸는 기발한 착상의 어린이 환경 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호주 환경 운동가 캐런 트래포드의 책을 번역해 현암사가 낸 '지구를 구한 꿈틀이사우루스'는 지렁이와의 인터뷰 형식을 빌려 지렁이의 환경 정화 역할을 재미있게 조명했다.

시인 이정록의 '귀신골 송사리'는 주인공을 사람이 아니라 환경 오염의 1차 피해자인 동물로 삼은 점에 눈길이 간다. 제목대로 이야기의 주역은 두물내에 살고 있는 어린 송사리 '솔솔이'다. 여름 철 강에 놀러 온 사람들이 물에 담가 놓은 수박의 쪼개진 틈새로 들어가 단맛에 취해있다가 죽을 뻔한 솔솔이지만 하류의 오염된 지역인 귀신골에 사는 물고기들이 늘 안타깝다. 그곳에 사는 솔버 삼촌도 늘 마음에 걸린다.

해를 넘겨 장성한 솔솔이는 오염된 물 때문에 피부병에 걸린 솔지를 만나 귀신골 옆에 신혼 살림을 꾸린 뒤 할아버지, 삼촌과 함께 강물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을 논의한다. 결론은 대통령 별장 앞 다리 준공식 날 일제히 몸을 뒤집어 강물 위로 떠올라 강물 오염의 실태를 알리자는 것이다. 배를 드러내고 10분이고 20분이고 물 위에 떠 있는 것은 죽기를 각오한 시위였다.

솔솔이를 중심으로 4편의 짧은 이야기를 모은 이 동화는 해피 엔딩이다. 비록 시위로 많은 송사리가 죽었지만 강물은 맑아지고 귀신골은 달빛 마을로 이름이 바뀌었다. 주제가 선명하면서도 이야기 중간 중간 솔솔이의 사랑 이야기 등 의인화한 송사리의 생활과 일생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 점도 인상적이다. 삽화로 쓴 화가 백진의 유화도 아기자기한 이야기 흐름과 썩 잘 어울린다.

/김범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