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도쿄 정벌에 나섰으나 아쉬운 무승부에 그쳤다.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23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최태욱이 선제골을 잡아냈으나 조병국이 자책골을 내줘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올림픽대표팀은 출범 후 4승2무1패를 기록했다.
허벅지 부상중인 조재진을 원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전반 초반 오쿠보와 마에다로 이어지는 투톱으로 맞선 일본을 상대로 허리를 장악하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전반 16분 최태욱의 패스를 받은 조재진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옆 그물을 흔든 한국은 6분 뒤 통쾌한 선제골을 잡아냈다.
일본 수비수 아오키의 패스를 하프라인 부근에서 가로챈 최태욱은 10여m를 단독 드리블한 뒤 25m짜리 오른발 대포알 슛을 날려 일본의 골문을 열어 제쳤다. 그러나 한국의 기세도 잠시뿐 29분 통한의 자책골을 내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시카와가 왼쪽 페널티라인 밖에서 골지역 중앙으로 내준 크로싱 패스를 수비수 조병국이 오른발로 걷어낸다는 것이 그만 방향이 굴절되며 한국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것. 일본의 파상공세에 밀린 한국은 36분 오쿠보의 오른발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전반 종료 직전 최성국을 투입한 한국은 후반 휘슬이 울리자마자 마쓰이에게 결정적인 슛을 내줬으나 5분 조재진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8분에는 최태욱이 상대 GK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으나 오른발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등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장신 수비수 박용호의 두 차례 헤딩슛으로 일본의 골문을 두드렸고, 일본도 나카타의 헤딩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지만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은 종료 10여분을 남기고 조재진 대신에 정조국을 투입, 승부수를 띄웠으나 결승골을 잡아내는데 실패했다. 한국은 최태욱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격으로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냈으나 마무리 능력이 부족했고, 중앙수비수 조병국은 이날 3,4차례 결정적인 실책으로 수비불안을 드러냈다. 한국과 일본은 9월17일 서울에서 2차 평가전을 갖는다.
/도쿄=박진용기자 hub@hk.co.kr
● 양감독의 말
김호곤 한국감독= 비가 내렸지만 좋은 경기를 펼쳤다.일본의 좌우 사이드백의 공격 가담을 효과적으로 막느냐가 오늘 경기의 관건이었는데 어느 정도 주효했다. 좌우 측면에 공간을 내주지 않았던 점은 성공적이다.조재진을 원톱으로 쓴 것은 오래 전부터 올림픽대표팀과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수비에서 전방으로 부드럽게 타이밍을 맞추는 패싱력을 더 보완하고 득점력 배가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야마모토 마사쿠니 일본감독=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계속해서 한국과 평가전을 치르고 싶다.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선수들이 더욱 성숙해질 수 있는 걸로 본다. 한국의 조재진, 최태욱은 매우 잘 뛰는 선수다. 충분히 막을 수는 없었지만 중앙수비수 아오키에게 혼자서 조재진을 막아보라고 했다. 수비진은 최태욱도 상당히 두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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