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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아이/외딴 흉가의 생존게임 "훔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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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아이/외딴 흉가의 생존게임 "훔쳐보기"

입력
2003.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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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서바이벌 게임, 또는 리얼리티 쇼는 훔쳐보기의 욕망이 성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뻗쳐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마이 리틀 아이'(감독 마크 에반스)는 훔쳐보기의 욕망을 이용해 만든 공포 영화다.'빅브라더'를 연상시키는 감시자의 눈길이 사방에서 번뜩거리고 카메라의 눈길 아래 발가벗겨진 인간군상의 초라함이 아연 공포로 다가온다.

다섯 명의 20대 남녀 미국인이 인터넷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한다. 장소는 외딴 숲 속에 자리한 에드가 알란 포의 '어셔가' 같은 곳이며 참가자는 여기에서 꼼짝 없이 6개월 동안 살아야 한다. 웹 카메라는 참가자들의 24시간을 낱낱이 담으며, 이 게임에서 이기면 10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그러나 단 한 명이라도 집을 나갈 경우 상금은 물거품이 된다.

관객은 카메라의 눈과 하나가 되어 카메라의 윙윙거리는 소리, 줌 인· 줌 아웃 하는 소리와 함께 참가자들을 훔쳐본다. 물론 참가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 수 없다. 관객은 신의 눈이 되어 이들 피조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침대에서 피 묻은 망치가 발견되는가 하면 다락방을 시끄럽게 하는 까마귀의 날갯짓이 잠을 깨우는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더욱이 난방이 끊기고 배달되기로 한 식량 상자엔 먹을 것 대신 벽돌과 괴편지, 권총이 실려 오면서 사태는 악화한다.

훔쳐보기라는 설정과 리얼리티 쇼의 형식을 결합한 데서 오는 참신한 형식, 돈을 벌기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 디지털 카메라에 있는 그대로 거칠게 담은 현실미 등이 볼 만하다. 그러나 종반부로 치달으면서 영화는 자신이 벌려놓은 참신한 상상력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 참가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리얼리티 쇼를 주최한 곳은 어디인지, 왜 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해답이 너무 안일하다. 25일 개봉. 18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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