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개봉하는 여고괴담 3편 '여우계단'에서 뚱뚱한 몸매에 내성적인 성격으로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혜주 역을 연기한 조안(21·사진). 한창 몸단장에 바쁠 나이에 특수분장까지 하는 천덕꾸러기 역을 마다하지 않았던 당찬 새내기 연기자가 주말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수직 상승했다.SBS가 '스크린'후속으로 8월 2일 첫 방송하는 '첫 사랑'에서 조안은 첫 사랑을 못 잊어 마음을 굳게 닫은 젊은 미대 교수 이준희(신성우)의 가슴을 뒤흔드는 밝고 청순한 여대생 오희수 역을 맡았다. 성유리 박지윤 엄지원 등이 후보로 오르내렸을 정도로 비중 있는 배역이다.
"'여우계단'의 혜주 역 때문에 다시는 희수 같은 밝고 건강한 역할을 못할 줄 알았어요. 영화가 끝나자마자 드라마에 캐스팅 돼 아직 얼떨떨한 기분이에요."
연기 지도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경력도 부족하고, 게다가 쟁쟁한 선배 김지수가 연적으로 나오고…. 제작 현장에서 만난 조안은 걱정부터 늘어놓았다. "아휴, 큰 일이에요. 모두 완벽한 캐스팅인데 저만 미지수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보증수표라면 저는 복권 같은 존재죠. 언제 꽝 날지도 모르는…."
청주외국어고에 다니며 동시통역사를 꿈꾸던 조안은 우연히 연예기획사의 눈에 띄어 뒤늦게 연기자의 길에 뛰어 들었다. 중앙대 연극연화과 01학번으로 KBS 드라마시티 '첫 사랑' 등 단막극 몇 편에 출연했다. 최윤석 PD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희수와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유리구두' '종합병원'의 최 PD,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의 고은님 작가가 손을 잡은 '첫 사랑'은 정통 멜로드라마를 표방한 작품. 14세 연상인 준희를 향한 희수의 부나비 같은 사랑이 극의 중요한 축이다. 그런 만큼 조안이 첫 사랑의 상큼하고도 운명적인 감정을 얼마나 실감나게 그려 보여줄지에 제작진의 관심이 쏠려 있다.
"눈빛이 세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요. 아직도 '여우계단' 찍는 줄 아느냐고요. 차이기는 했지만 고등학교 때 1년간 첫 사랑을 했는데, 그때 감정을 되살려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봐 주세요."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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