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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도 BW<신주인수권부사채>권리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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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도 BW<신주인수권부사채>권리 포기

입력
2003.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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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와 편법 증여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권리를 포기하는 재벌 2·3세들이 잇따르고 있다.현대산업개발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정몽규 회장이 보유한 해외 BW의 행사가조정(리픽싱) 옵션 조항 삭제와 신주인수권 소각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리픽싱 조항이 삭제되는 BW는 99년 5월 발행분으로,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당초 5,000원에서 1만293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전환할 수 있는 주식수는 2,024만7,000주에서 983만5,324주가 빠진 1,086만1,676주로 크게 줄어든다. 또 99년 8월에 발행한 BW에 대해서도 374만1,267주를 인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소각함에 따라 정 회장은 총 1,415만2,943주를 포기하는 셈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와 함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5대 5 비율인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구성비를 조정,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또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별도로 둬 이 위원회가 이사의 업적평가와 보수를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의 이번 결정은 5월 참여연대가 "정 회장이 특혜성 해외BW를 통해 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을 확대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해외BW의 특혜 의혹을 불식하고 소액 주주들의 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BW 조건을 바꿨다"며 "이사회 구조 개선을 통해 앞으로 투자자들의 주장이 적극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산도 지난해 발행한 리픽싱 옵션 BW의 경우, 해외에서 발행됐는데도 신주인수권을 국내 오너 일가가 대량으로 보유해 '지배주주 일가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악용됐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잇따르자 2월 대주주 소유의 BW 전량을 무상 소각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 리픽싱 옵션이란

리픽싱 옵션이란 주식의 가격이 떨어질 경우 행사가격이나 전환가격 등이 소지자에게 유리하게 자동적으로 조정되는 규정을 말한다. 회사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때 이 같은 규정을 붙여서 발행하는 경우가 있다. 리픽싱 옵션이 붙어있는 주식은 주식 변동에 따른 위험 부담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소지자에게 매우 유리한 특혜성 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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