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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株 실적 바닥탈출?

입력
2003.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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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에 나설까, 좀더 두고 볼까."23일 국민은행 실적발표를 고비로 지난 주부터 시작된 은행권 실적발표가 반환점을 찍으면서 하반기 은행주 투자전략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회복 지연조짐 및 여전한 부실채권 부담 등을 예로 들며 은행주 투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남아있지만,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최소한 더 이상 나빠질 일은 없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권하고 있다.

"더 이상 실적 악화는 없을 것"

이날 발표된 국민은행 실적은 향후 은행주 전체의 주가 흐름을 좌우할 방향타였다. 국내 최대 은행이라는 점 외에도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 문제 등 상반기 악재가 대부분 반영된 기관이기 때문이다.

발표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분기에만 1,146억원의 적자를 기록, 상반기 전체적으로 407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충당금을 포함한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도 2분기에 682억원 손실이 발생해 상반기 전체로는 2,963억원에 그쳤다. 예상됐던 대로 지난해 4분기 이후 2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 1조1,6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하나은행 실적 역시 겉보기에는 좋은 편이 못 된다. 2분기 순이익은 1분기 638억원보다 늘었으나 시장 전망치인 1,400여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953억원에 그쳤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 역시 5,000억원 이상의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라 가까스로 적자를 모면한 1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이 부실 요인의 청산작업에 따른 기술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SK글로벌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70%까지 높이는 등 충당금 전입액과 국민카드 지분평가손 등을 합쳐 상반기에 2조1,000억원 이상의 손실 및 비용을 처리했다. 하나은행 역시 SK글로벌 대손충당금을 49%로 높이면서 충당금 부담이 실적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종목별 매수 바람직"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 부진 자체보다는 향후의 긍정적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3분기 이후 경기회복세가 뚜렷하게 가시화할 경우 극적인 실적 상승세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증시의 한 은행권 애널리스트는 "실적부진에 속지 말라"며 "최근 우리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인 것처럼 하반기에는 상당수 은행이 실적 호전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 유승창 연구원도 "상반기 악재가 2분기 실적에 대부분 반영된 점을 감안할 때 은행 실적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충당금 적립전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4.7% 늘어난 데다 이자부문 이익도 전년 동기에 비해 10.1% 늘어난 점은 은행권 전반의 영업기반이 호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특히 "국민은행의 보수적 실적발표는 향후 예정된 내부 구조조정의 명분을 쌓기 위한 계산된 행보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런 비지표적 상황도 감안하면서 향후 은행간의 차별성을 염두에 둔 종목별 매수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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