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랠리를 주도해왔던 '인터넷 4인방' 주가가 실적발표를 고비로 일제히 급락세로 반전되고 있다. 지난주 옥션을 시작으로 네오위즈와 NHN의 실적발표가 22일까지 이어졌지만 기대됐던 '어닝서프라이즈(기대이상의 깜짝실적·earning surprise)'가 실종된데다, 하반기 실적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증시 전문가들은 "인터넷주에 형성된 일종의 버블(거품)이 꺼지고 있다"며 "3분기 실적 전망이 나올 9월말 정도까지 대체적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좋아졌지만 기대엔 미흡
그렇다고 실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 포털업체인 NHN이 이날 발표한 2분기 실적은 매출 411억5,500만원, 영업이익 173억8,900만원, 경상이익 176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6%, 132%, 147%씩 증가했다.
전날 발표된 네오위즈와 지난주 발표된 옥션의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각각 3,271%와 450%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23일 발표할 다음 역시 전반적으로는 실적이 증가했거나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감짝실적은 실적 증가가 여전히 '천정권'에 진입해있는 해당주들의 현재 주가를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대신증권 강록희 연구원은 NHN 실적과 관련,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시장예상치와 거의 같거나 밑도는 수준"이라며 "결국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했던 증시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NHN의 투자의견은 '매수'이지만 현재 주가가 목표주가를 크게 뛰어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콘퍼런스콜 이후 투자의견을 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네오위즈는 이미 증권사들의 잇단 투자의견 하향조정으로 코너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LG투자증권은 네오위즈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투자의견을 '축소'로 제시했고, 삼성증권은 6개월 목표주가를 8만8,000원에서 7만3,500원으로 내렸다. 옥션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은 지난주 실적발표 이후 투자의견을 대부분 '중립'이나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대신증권 강 연구원은 "인터넷 4인방의 미흡한 2분기 실적에 따라 연간실적 전망치도 낮아지는 상황"이라며 "잇단 투자의견 하향은 연간실적 전망의 축소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먹구름 폭우될까 걱정
실적 '먹구름'에 이날 옥션을 제외한 관련주 주가는 크게 출렁거렸다.
이날 NHN은 오후 한때 하한가까지 추락했다가 장 후반 가까스로 반등해 전날 보다 9.9% 하락한 18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등록이후 지난 16일 처음 20만원벽을 돌파한지 불과 4거래일만에 다시 10만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네오위즈와 다음도 장중 하한가를 넘나들다 전날 대비 각각 8.31%, 6.67%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인터넷 4인방 가운데 실적 발표 후 이미 조정을 거친 옥션만이 전날 대비 6.8% 상승한 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여전히 8만∼9만원선이었던 지난주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차지하는 인터넷 4인방의 비중을 감안할 때 해당 주가의 하락 반전은 전체 코스닥지수에도 적지않은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순위는 NHN 4위, 다음 7위, 옥션 8위, 네오위즈 10위 등이다. 실제로 코스닥 지수는 이날 1%에 가까운 0.47포인트 속락세를 나타냈다.
대신증권 강 연구원은 "인터넷주에 몰렸던 자금이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코스닥 장세 역시 조정세를 탈 것"이라며 "현금비중을 높여가되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가 유효한 만큼 그동안 소외됐던 우량주를 중심으로 틈새주를 찾는 접근법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장인철기자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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