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투데이 포커스/버팀목 車산업 "파업 수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투데이 포커스/버팀목 車산업 "파업 수렁"

입력
2003.07.23 00:00
0 0

장기불황을 앓고 있는 국내경제를 지탱해주던 자동차산업이 파업의 난기류에 빠져들고 있다.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노사분규가 한 달이 넘게 계속되면서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의 직접피해가 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생산차질이 계속된다면 다음달부터 미국을 비롯한 현지재고도 바닥이 나 활기를 띄던 수출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여기에 기아차도 이날 파업을 결의하고 23일부터 현대차 노조와 보조를 맞추기로 함에 따라 차 업계 파업이 다시 확산되는 형국이다. 설상가상으로 차축 등 주요 부품 생산 공장인 통일중공업의 직장폐쇄로 쌍용차와 대우상용차 등의 생산차질도 우려된다.

현대차 7월 한달 허송

지난달 20일 시작된 현대차 노사분규는 잔업거부, 부분파업, 전면파업 등으로 점차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1, 22일 12시간(주·야 각 6시간)의 파업을 벌인데, 이어 23일 야간조부터 24일까지 전면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어 일요일인 27일부터는 사실상 여름휴가에 들어가 8월3일까지 생산라인을 멈추게 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같은 생산차질로 22일 현재 내수용 3만1,762대, 수출용 4만9,060대 등 모두 8만822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해 1조1억9,5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또 2,300여개에 달하는 1·2차 협력업체들도 매년 파업 때마다 모기업의 60% 정도 손실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6,0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타결 국면이었던 임단협이 금속노조의 주40시간제 합의 이후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며 "27일 휴가 전에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회사와 협력업체 모두 치명적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소·정비소 업무마비

현대차는 생산차질로 특별소비세 인하로 모처럼 활기를 띄었던 내수시장에서 큰 손실을 입고 있다. 내수의 경우 그랜저XG는 주문적체가 1개월, 싼타페는 보름 가량 밀려 있다. 아반떼XD와 EF쏘나타 등도 재고가 곧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국내 마케팅팀 관계자는 "영업소마다 휴가 전에 차를 출고해달라는 고객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수출물량 역시 아직 해외 현지 재고분이 있기는 하지만 생산이 곧 정상화되지 않으면 다음달부터 공급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차 직영 정비소들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여름휴가 여행을 앞두고 점검을 받으려던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한 직영정비소 직원은 "정비소를 찾는 손님들을 정비협력업체로 안내하고 있으나, 정비 대기기간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기아차 파업동참 등 사태확산

기아자동차 노조는 22일 쟁의행위 돌입을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67.3% 찬성으로 통과됐으며, 23일 주간 6시간, 야간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기아차 노조관계자는 "24일 사측과 예정된 교섭에서 사측이 노동조건 후퇴없는 주 40시간제를 수용하지 않으면 25일부터 파업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은 "불과 2차례 교섭이후 노조측이 임금협상 의제도 아닌 '주40시간 근무제' 관철을 주장하며 협상결렬을 선언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중앙노동위원회도 노조측의 조정신청을 반려한 만큼 노조의 이번 파업은 불법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상용차 차축과 변속기 부품을 생산하는 통일중공업차량공장이 직장폐쇄에 들어가면서 사태가 다음달까지 계속된다면 부품을 공급 받던 기아차, 쌍용, 대우상용차 일부 차종에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