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하의 여파로 은행권의 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가계대출 창구는 전에 없이 썰렁하다.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억제조치에다 은행들의 대출심사 강화로 은행 돈을 빌릴 수 있는 고객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월별 감소세로 돌아서, 서민들의 돈 가뭄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 현재 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235조9,000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약 2,0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매달 1∼10일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월을 제외하고는 2∼6월 모두 전월에 비해 각각 2,000억∼3,000억원이 늘어났었다.
금감원은 가계 대출 수요가 월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월별추세는 이달 말의 집계가 끝나야 알 수 있지만 은행권의 대출한도 축소와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의 소비억제 현상이 겹쳐 가계대출이 월별로도 감소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 증가액이 둔화하는 것은 일차적으론 주택담보인정비율 하향조정,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강화 등 정부의 잇단 가계대출 억제대책으로 대출 문턱 자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은행들도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앞다퉈 가계신용 한도를 축소하고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고객들은 고객대로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 씀씀이를 줄이면서 빚 얻기를 자제하고 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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