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기금 통폐합 확실히 하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기금 통폐합 확실히 하자

입력
2003.07.23 00:00
0 0

감사원이 정부 부처의 58개 기금 가운데 4대 연금기금을 포함한 공적자금 관련기금을 제외한 52개 일반기금 중 절반에 가까운 24개 기금을 폐지해 예산에 흡수 통합하라고 권고한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이 기금들이 그동안 얼마나 엉터리로 운용되어 왔는지를 말해준다.정부는 그동안 특별히 보호하거나 지원·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지만 일반예산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경우 특정 용도에 쓸 수 있는 기금을 조성, 활용해 왔다. 이런 기금들이 우리나라의 취약한 부분을 보강하고 균형발전을 꾀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해 왔음도 사실이다.

기금은 특정 목적과 용도로 만들어진 이상 그 목적이 달성되고 용도가 필요 없게 되었다면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기금규모는 줄어들기는커녕 일반예산을 앞질러 늘어났다. 실제로 일반회계 예산이 1980년 5조8,000억원에서 2002년 106조로 18.2배 늘어난 데 비해 기금은 같은 기간 4조2,000억원에서 191조원으로 45.4배나 증가했다. 그 규모는 일반예산의 1.8배에 이른다. 각 부처의 기금의존도를 짐작케 한다.

기금은 속성상 한번 만들어지면 폐지하기 힘들다. 안정적으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융통성 있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각종 명목의 기금을 만들어 놓고 없애지 않는 것은 기금이 부족한 예산을 메워주는 일종의 저수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해당 부처나 기관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폐지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이 같은 기금의 속성을 제대로 짚은 것으로, 바로 개선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무계획적으로, 당초의 목적에 어긋나게, 불투명하게 운용된 것으로 지적된 기금들은 효율성과 투명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과감히 정리되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