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발언을 기화로 논쟁을 부른 대선자금 문제는 민주당이 먼저 공개하는 것으로 정치개혁의 전환점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한나라당과 함께 공개해야 한다는 등의 논란으로 흐지부지되지 않으려면 민주당이 과감한 고백으로 정치권의 정면논의를 이끌 필요가 있다. 이번에야말로 정치가 비리와 부패의 사슬을 벗어날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하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기회이다.대선자금이 한 정당만의 문제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알려진 공식입장과 다르거나 투명하지 못한 조달 등의 문제가 노출돼 버린 쪽은 우선 민주당이다. 한나라당의 동의와 동시공개를 조건화해 고집하다 희석되고 말 문제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오늘 기자회견을 주목하게 된다.
한나라당은 자신의 문제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입장이 아니다. 정치자금, 특히 대선자금 문제는 우리 정치권의 원죄라고 해야 할 만큼 아무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역시 스스로 이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대안을 내놓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민주당의 대선자금 공개가 이루어질 경우 이어 한나라당도 자발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우리는 시비가 없으니까라는 말은 궤변에 불과하다.
대선자금의 개념과 선거운동 기간, 공개 후 검증 등의 문제들이 선결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성실하고 상식에 맞는 원칙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치자금의 문제를 정직하고 공개적으로 드러내 놓고 그 대안을 수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이번에 마련돼야 한다. 중앙선관위가 어제 내놓은 선거개혁 의견에 대해 정치권도 진지한 문제의식으로 답을 내놓을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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