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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서 돋보기]엄마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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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서 돋보기]엄마를 잡아라

입력
200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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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베일리 지음·임승호 옮김 거름 발행·1만5,000원당신은 결혼한 남자다. 한 번 생각해 보라. 무엇을 살 것인지 스스로 결정한 경우가 몇 번이나 되는가. 또 지갑을 열어 돈을 낸 적은 얼마나 있는가.

미국의 경우 가계 지출의 80% 이상을 '엄마'가 주관한다는 통계가 있다. 금액으로는 연간 1조6,000억 달러에 이른다. 혼자 가계를 꾸려가는 엄마들을 합치면 더욱 커진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책은 여기서 출발한다. 오늘날 소비 시장을 움직이는 사람은 엄마다. 엄마를 시장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소한 물건에서부터 자동차 주택 휴양지까지 거의 모든 것을 엄마가 구입한다. 이러한 엄마를 공략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맘 마케팅'이 이 책의 주제로, 엄마들의 소비 심리와 그에 적합한 마케팅을 분석하고 있다.

엄마의 소비에는 특징이 있다. 자신만을 위해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에게 필요한 것을 사고, 언제나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생각한다. 그래서 1등 상품보다는 믿을 수 있는 제품에 더 관심을 갖는다. 신뢰를 더 중요시해 엄마들의 90%는 물건을 살 때 과거의 구매 경험에 의존한다.

또 광고보다는 그 제품을 직접 써 본 주변의 다른 엄마들의 말을 더 신뢰한다. 엄마들은 인터넷에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지만 구입하기 전에는 반드시 다른 엄마들에게 의견을 물어본다. 그만큼 '입 소문'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엄마들의 언어'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라는 것이다.

저자는 기업과 엄마를 연결해 주는 마케팅 미디어 기업 BSM미디어의 최고 경영자로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1,000여명의 엄마를 대상으로 직접 조사했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다. 알고도 그냥 지나쳤던 것들을 재차 확인시키는 정도지만, 바로 그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이것이 마케팅의 기본이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 상 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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