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로부터 수억원의 로비 자금을 받은 혐의로 18일 구속된 전직 구청 공무원 봉모(47)씨의 로비 백태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봉씨는 특히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49·구속)씨로부터 18개월간 16차례에 걸쳐 3억여원을 뜯어냈으며 그 때마다 로비 명목은 모두 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중구청 건설관리과 일용직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봉씨가 굿모닝시티 인허가 담당 이사를 겸직한 것은 2001년 8월부터. 한달 뒤 봉씨는 "구청 민원담당 공무원에게 사전분양을 묵인해달라고 청탁해야 한다"며 윤씨로부터 1,500만원을 받아간 데 이어, 수일 뒤에는 "추석 떡값을 줘야 한다"며 다시 2,000만원을 받아갔다.
봉씨는 또 건축심의 등 청탁 명목이 거창할 경우에는 윤씨에게 한번에 5,000만원을 요구하는 등 사안에 따라 로비 금액을 안배했다.
봉씨는 특히 설·추석·여름휴가 때에는 "계절이 바뀌면 인사를 해야 한다"며 수 차례에 걸쳐 윤씨로부터 1,000만∼5,000만원을 타냈으며, 심지어 지난해 3월에는 설이 훨씬 지난 뒤에 자신의 돈으로 이미 로비를 끝냈다며 뒤늦게 1,500만원을 청구했다.
봉씨는 이밖에 '분진발생 무마' '도로폐쇄 묵인' '철거 허가' 등 갖가지 명분을 들이대며 윤씨로부터 돈을 타내는데 성공했다.
굿모닝시티 관계자는 "윤씨는 로비자금을 요청하는 직원들에게 (돈을) 아낌없이 쥐어줬다"며 "그러나 상당수 회사 직원들은 로비는 안하고 중간에 착복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봉씨를 상대로 로비자금으로 받은 3억2,500만원의 구체적 용처를 추궁하는 한편 봉씨가 돈을 줬다고 주장한 구청 직원 등을 상대로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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